집집마다 다른 우리의 손맛, 김치. 수백 년을 내려온 우리의 맛에는 한 집안의 얼이 숨겨 있고, 지나온 삶의 법도와 철학이 담겨있다. 대학교수인 남편(이철량 전북대 미대)과 아들 형제 뒷바라지에 무한 행복을 느끼던 평범한 주부 안명자는 쉰을 목전에 두고, 어느 날 ‘김치’에 눈길이 멈췄다. 손맛 좋기로 소문나 주변에서 그의 김치를 선물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사업이 아닌, 우리 김치의 혼을 전하는 ‘김치 전도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 후 15년 그는 전주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주목받는 우리 문화 지킴이로 평가받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 '신뱅이'라는 국밥집을 차린 까닭도 국밥 몇 그릇 팔아서 돈을 벌자는 것에 목적을 둔 게 아니라, 그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살려서 우리 김치의 제대로 된 맛, 문화를 전주를 찾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 김치 축제를 열고, 일본인들에게 '센세이'이라고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그의 손맛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김치 명인 안명자씨가 펴낸 '김치는 나의 혼, 우리의 문화(이룸나무, 값 1만3천원)는 김치전도사의 문화를 지키는, 알싸한 손맛이, 발효의 세월을 보듬고 있는 흔적이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그가 김치를 단순히 자신의 밥상을 지키는 밑반찬이 아닌,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문화로 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러는 주변으로부터 오해를 사고, 중간에 포기할 법한 일들을 여러차례 겪으면서도 오뚜기처럼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온 그의 뚝심과 ‘김치’를 문화로 대접받게 하기 위한 그의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목차는 제1부 이야기가 넘치고, 문화가 흐르는 곳, 제2부 내 든든한 스폰서, 가족, 제3부 더불어 살자! 아낌없이 나누자로 구분, 어디든 김치 강의를 다니는 까닭을 소개하는 등 한국의 맛과 향을 대표하고 싶은 마음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책을 마무리 지을 무렵, 매우 기쁜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 김치가 유네스코 제8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 무형유산 등재가 확실시 된다는 것입니다. '삶은 도전과 극복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느낀 아찔할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를 알리고, 세계 음식의 중심에 설 때까지 도전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작가는 전주한옥마을 '신뱅이'에서 우리 전통 먹을거리 김치와 콩나물국밥,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 오늘도 환갑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매달 한차례 일본 출장을 다니면서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 김치를 지구촌 곳곳에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발효김치 전시회'와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김치 전시회를 열었으며, 주한외교관들에게도 우리의 손맛, 건강음식 김치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주김치문화연구소'와 일본에서 '일한식문화연구회'를 이끌고 있는가 하면 '전북을 빛낸 해외인'으로 선정된 그는 오늘도 한옥마을 문화공간 '신뱅이'에서 우리 음식의 가치와 문화를 높이는 일에 푹 빠져 산다. 김치의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앞두고 그의 발걸음은 더 바빠지고 있다. /이종근기자
'BOOK새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윤성기자, 마을기업이야기 발간 (0) | 2013.11.28 |
---|---|
전북재발견 시리즈 완간 (0) | 2013.11.19 |
신정일, 자전적 에세이 2권 발간 (0) | 2013.10.29 |
신천희의 그림자는 약하다 (0) | 2013.08.25 |
청춘여행 전주한옥마을 (0) | 2013.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