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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편액

함벽정의 편액

 

 

 

 

 

 

 함벽정은 익산보석박물관 정문에서 냇가 작은 벚꽃나무길을 통과하면 아담한 야산에 위치하고 있다. 정자에 올라 남쪽을 보면 박물관이 보이고 뒤쪽으로 가면 드넓은 왕궁저수지가 한 눈에 펼쳐진다.
이 정자는 1920년 왕궁저수지의 제방이 완성된 것을 기념하고자, 1935년에 이 고장의 부호였고 왕궁수리조합이었던 표정(瓢庭) 송병우(宋炳宇)가 건립햇다.
 왕궁저수지는 금마면에서 동쪽으로 약 5㎞ 들어간 곳에 있는 우북산(紆北山)과 도순산 계곡에 있는 쾌 넓은 저수지로, 일명 용남저수지라고도 부른다.
 들어가는 입구에 왕궁저수지와 관련하여 3기의 비석이 있다. 내용을 간추리면 1930년 3월 27일 왕궁수리조합이 설립되었고,  창립위원장이 바로 조합장인 송병우, 송병태, 이학승 등이 창립위원평의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립 연도는 추측컨대 일제시대에 사용한 연호가 기록되어 누군가에 의해 지운 흔적이 있으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소화2년(1927년)으로 가름해 볼 수 있다.
왕궁저수지 수문에서 약 50m 떨어진 암벽위에 세운 정자가 바로 함벽정이다. 이곳에 오르면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 함벽정 주변의 바위 위에 흙을 쌓고 그 주위를 돌로 둘러싼 다음 여기에 벚꽃나무를 심어 봄이 되면 저수지의 물 위로 만발한 벚꽃 그림자가 드리워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정자는 팔작지붕으로 기둥 위의 공포(拱包)는 이익공계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주(平柱) 위 공포의 쇠설(牛舌)이 전면으로만 돌출되는 데 비해 이 건물에서는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도 돌출시켜 마치 귀 기둥에서의 공포결구수법(貢包結構手法)과 같이 짜여져 특이한 형태를 이룬다. 즉, 이 정자는 일반정자와 비해 월등히 크고 기와도 옹기기와로 올렸으며 예전에는 하룻밤 묵어 갈 수 있는 별장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전면의 함벽정 편액은 전라도 도사를 역임한 벽운 유재호가 썼는데, 그는 하소기서체를 잘 구사했으며 많은 병풍서와 편액들이 남아 있다. 뒤편의 함벽정 편액은 전북지역에 굉장히 많이 남아 있고 일제시대 지조를 지킨 석촌 윤용구의 글씨이다.
 건물 안에는 설송 최규상이 전서로 쓴 표정청경(瓢庭淸境) 편액이 걸려 있다. 표정은 송병우의 아호로 그가 이곳에서 많은 문인묵객을 불러다 시회를 열었다는 의미로 휘호했을 것으로 보인다. 설송 최규상은 선전 입선 작가로, 특히 전서와 전각에 뛰어나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그의 작품을 인정받아 한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한 분이다.
  함벽정은 찾은 날은 느티나무와 대나무 속에서 개와를 하는 분들이 분주히 오고가는 모습이 보인다. 기와는 옹기기와를 써 반짝반짝했고 초여름 햇살에 개와공의 이마는 땀으로  흠뻑 졌었다. 아마도 조만간에 함벽정이 새롭게 단장되면 주변의 보석박물관과  송영구가 기거했던 망모당 및  표옹신도비를 둘러 본다면  아주 좋은 답사여행이 될 것 같다. /김진돈 전라금석문연구회장. 전북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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