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개인전

 

 

 

 

▲ 김도영,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I(ㄱ,ㄴ,ㄷ), 159x45.5cm, 황토, 숯, 분채, 한지, 2013

▲ 김도영,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I(ㄹ,ㅁ,ㅂ), 159x45.5cm, 황토, 숯, 분채, 한지, 2013

▲ 김도영,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I(ㅋ,ㅌ,ㅍ), 159x45.5cm, 황토, 숯, 분채, 한지, 2013

▲ 김도영,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II, 53.5x63.5cm x 3pc, 황토, 숯, 분채, 한지, 2013

▲ 김도영,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III, 130x41cm, 황토, 숯, 분채, 한지, 2013

 한옥이 신분에 따라 집의 크기가 결정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99칸도 같은 이유로 100칸을 넘지 못했던 것. 한옥의 평면 형태는 ㄱ역자 형태, ㄴ은자 형태, ㄷ긋자 형태, ㅁ음자 형태 등으로 짓는 것이 대부분으로, 특히 지역에 따라 다르게 짖는데, 중부 이북 지역에서는 대부분 ㅁ자 형태의 집을 짓기도.
 일례로, 정읍김동수씨 가옥(중요민속문화재 제26호)은 사랑채 서쪽으로 'ㄷ'자형의 안행랑채를 배치한 가운데 그 앞쪽으로 'ㄷ'자 평면을 가진 안채가 있다. 제주의 성읍조일훈가옥(중요민속문화재  제68호)은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있는 곁채가 ㅁ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경기의 화성정용래가옥(중요민속문화재  제125호)은 1800년대 말에 지은 초가집으로 'ㄱ'자형 안채와 '一'자형 사랑채·행랑채가 모여 경기도의 전형적인 튼 'ㅁ'자형의 평면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화가 김도영이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에서 갖는 5회 개인전 '한옥에서 한글을 보다'는 한옥의 멋스럼을 그만의 조형 언어로 표출하는 자리에 다름이다.
 한옥-'ㄱ,ㄴ,ㄷ, ㄹ, ㅁ, ㅂ, ㅋ, ㅋ, ㅍ’은 반구상 작업으로, 조각보 처럼 네모반듯하게 정리된 한옥 이미지가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작가가 천착하는 ‘꿈의 영토’가 한옥으로 옮겨지면서 옛 사람들의 풍류와 여유를 갖게 하는 등 자유로움을 갈망하면서 한옥 속에서 퍼즐을 찾는 듯한 묘미를 더하고 있다.
 한글과 한옥의 조화로움이다. 한옥은 지붕, 문, 계단, 기둥들로 그 만의 고유한 조형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한글은 간결하면서 매우 함축적인 조형미를 지녔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한글과 한옥의 독특한 조형성에서 두 매개체의 공통된 구조적인 조형미를 찾아 따로 또 같이 담았다.  한글화된 한옥의 지붕으로 평면적인 화면에 동양원근법 중 부감법으로 한글의 자음인(ㄱ, ㄴ, ㄷ, ㄹ, ㅁ, ㅂ, ㅋ, ㅌ, ㅍ), 한글 모음의 기본 모양인 천, 지, 인과 모음인(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ㅣ)의 글자 모양을 도식화했으며, 한옥에서 느껴지는 온화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반듯하고 정갈하게 표현했다.
 한지 위에 숯, 황토, 백토 등의 재료를 얇게 겹겹이 올리면서 긁고 반복된 붓질로 마당을 표현한 것. 이는 어릴 적 앞마당에 그림을 그리면서 글자를 쓰기도 한 유년 시절의 유희를 추억하게 한단다. 비록 비어 있지만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당은 흘러간 시간의 중첩됨을 의미한다는 작가의 설명.
 작가는 "가장 함축적으로 추상화된 문자인 한글의 조형 틀 안에 단아하고 절제된 한옥이미지를 더하여 풍경을 그렸지만 그 안에서의 사물들은 나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며 " 사람이 주인인 집이란 공간에 사물들이 늘어져 이야기를 하며, 나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는 등 삭막함과 건조한 공간에 사는 이들을 기꺼이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그동안 4회의 개인전(이즈 갤러리, JMA 스페이스, 예술의전당, 전북예술회관)을 가졌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2회 입선, 메트로미술대전, 전북미술대전 대상, 동아미술제 특선, 미술세계대상전, 무등미술대전 특선, 한국화대전 특선 등을 거쳐 한국미술협회, 시공회, 건한회 회원으로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