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라'던 루소는 '10대에는 과자에 움직이고 20대엔 연인에 매달리며, 30대는 쾌락에, 40대는 야망에 따라, 50대는 탐욕에 매달린다'고 했으니, 바로 손톱 밑 가시처럼 365일 함께 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아프니까 사람입니다. 그 상처는 마술이고 꽃이 아닐런지요. 흉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듯 꽃처럼 피어 살랑거리니까요. 어떤 상처라도 발효만 잘하면 어느날, 아름다운 꽃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가시는 언제나 내 눈 앞에, 당신의 침실에, 우리의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가시가 날카로울수록 그 꽃송이는 붉고 크며, 가시가 앙칼질수록 그 꽃송이 는 활활 타오르곤 하죠.
때론 입안에 가시가 돋습니다. 너를 미워한다는 말에 치명상을 입기도 하고, 너를 미워한다는 말에 복수를 다짐하기도 합니다. 총상으로 입은 상처도 시간이 흐르면서 아물게 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가 평생 지워지지 않음을 너무 나도 잘 알기에 말 수가 아주 적은 것 인지도 몰라요.
이 세상에 아프지 않는 게 과연 있을까요. 성장통과 사춘기로 인해 아프지 않고 자라는 아이들이 어디 있으랴.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눈물에 젖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상처없이 나는 새가 어디 있으랴.
손톱 안에 조그마한 가시는 소독한 바늘로 살살대고 빼면 나오는 법입니다. 안빠져도 걱정 말아요. 조금은 아프지만 가시가 박히면서 새 살이 차오르면서 이를 밀어내어 빠진답니다. 기억 속에 상처는 언제쯤 새 살이 돋아나 잊혀질런지요. 모든 상처가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는 까닭입니다.
아프니까 사람인가요, 사람이니까 아파해야 하나요. 가시는 아프게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아프게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게 하지요. 종종, 가시에 찔리고 나야 비로소 자신의 귀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손톱 밑 가시를 아프지 않게 빼내고 싶어요.
손톱 및 가시처럼 깊게 박힌 기억은 무단히도 나를 괴롭히며, 잊으려 하면 더 아파와 힘들게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마도 모두모두 잘 이겨내고 있겠죠. 긍정적으로 고통과 죽음을 가져다주는 아픔이 아닌, 변화와 성장을 위한 주사 바늘이라고 생각하면 어떨런지요.
더러는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데, 가까이 서면 상처투성이 일 때가 있습니다. 살면서 가슴 속에 가시 하나 박히지 않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어떤 사람처럼 가시의 존재마저도 모르는 채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상처도 약이 될 수 있다는 말, 쉴틈없이 봄소식을 전하는 바람꽃을 보며 깨닫습니다. 향기 그대로 간직한 채 쉴태없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산수유를 보며 마음을 따독따독 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