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북쪽에서 밝아오는 밤은 만월이야’ 밤하늘에 덩시런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쥐불에 이내 소망을 담아 함께 돌리셨습니까.
‘달을 바라보면서 만월이야~높은데 봐도 꽉 차 있고 낮은데 봤나요. 속이 꽉 차 있지 않았나요. 당신, 꽈~악 찬 속 사람 이기를 그 시간에 새겼나요’
어제는 새해 들어 처음으로 달이 꽉 차는 정월대보름이었습다. 한 해의 만월이다 보니 그냥 보름이 아니라 대보름이었습니다.
땅콩이나 호두, 밤 등 견과류를 ‘오드득’ 소리 나게 깨물어 먹는 부럼 깨기, 남녀노소 누구나 술 한 잔하며 기쁘고 즐거운 소식만을 해달라는 귀밝이술, 오곡밥 나눠먹기 등이 이날의 대표적 먹거리죠.
8난(괴로움, 어려움, 배고픔, 목마름, 추위, 더위, 물, 불, 병란)과 3재(수재, 화재, 풍재)를 달집을 태우며, 방패연을 날리며 새해 소망 모두어 보셨나요.
모두 모두 ‘달꿈 보름땅’을 기원합니다. 저의 희망 비나리이니이다.
아홉 가지 나물을 드셨나요. 선조들은 대보름날 나무 아홉 짐을 하고 밥 아홉 그릇을 먹었다지요. 성씨가 세 집 이상의 것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해서 집집마다 하루 9끼를 나누어 먹었다고도 합니다.
여러 분, 아홉 수를 믿으신가요.
9는 한 자리 숫자 가운데 맨 마지막이며 가장 큰 수입니다. 숫자 10이 완성이라면 9는 완성에 가까운 절정, 성숙을 의미합니다. 산스크리트에서는 최상급, 히브리어에서는 불가사의한 힘을, 중국에서는 황제의 숫자를 의미합니다.
생활 속 아홉이 참 많습니다.
당구의 나인볼 은 9개의 목적구를 놓고 진행하는 종목이며, 양반이 살던 가장 넓은 집은 99칸 입니다. 차나 홍삼, 한약재를 가공할 때는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 것을 최상으로 치고, 죽염은 소나무 장작불로 9번 구워 만들어 집니다. 99도는 물이 액체로 존재하는 가장 높은 온도이며, 나이가 99세면 백수(白壽)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홉 수 징크스 내지는 아홉 수를 종종 꺼리곤 합니다. 늘 변화와 성취의 직전에서 좌절했던 우리 민족의 이야기는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의 99일 사랑 이야기가 그랬고, 한 많은 사연을 실은 굽이굽이 아흔 아홉 고개 등 아홉 수 이야기가 즐비합니다.
하지만 아홉 수는 전혀 유래가 없습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이루기 직전에 불의의 사건으로 일을 그르침을 두려워 하는데서 연유된 조심과 긴장의 숫자라고 보면 어떨런지요.
이번 정월대보름 9개의 기운을 이어받았으니 99퍼센트의 서민들이 99살까지 장수할 수 있는 건강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일년에 단 하루, 이날 만큼은 버리거나 채우는 것이 아닌, 당신의 희망을 채우는 날 이었음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그래서 ‘정월대보름굿’은 ‘정월대보름GOOD’이 아닐런지요. 그래서 교회와 성당에 나가는 당신도, 이날 맘껏 굿(GOOD)하셨으리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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