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子貢은 학문에 싫증을 느꼈다. 그래서 공자에게 털어놓았다.
“좀 쉬고 싶습니다.”
공자는 자공의 말을 일축했다.
“쉬다니, 인생에는 휴식이 없는 법이야.”
“그러면 저는 쉴 수도 없는 것입니까?”
“아닐세, 저기에 있지, 저 무덤을 보게, 높고 가지런하고, 언덕과 같고,
엎어놓은 솥과 같은 저 무덤, 저 곳에 가면 쉴수 있을 것이네.”
공자의 말을 들은 자공은 말했다.
“죽음이란 위대한 것인 줄을 알겠습니다. 군자君子나 소인小人이나 다 같이 쉴 수 있으니,....”
“네 말이 맞다. 사람들이 생生을 즐거운 것인 줄만 알고,
그것이 괴로운 것인 줄을 모른다. 늙으면 몸이 쇠약해지는 줄은 알지만, 편해지는 줄은 모른다.
죽음이 싫다고만 생각하고, 그것이 편안한 휴식인줄은 모르고 있다.”
<열자>에 실린 글이다.
태어날 때, 아무 것도 갖지 않고 태어났듯이
죽을 때 역시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마치 구름이 사라지듯
사라져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그 동안은 모든 게 불평등하지만,
죽음으로서 모든 것이 평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자는 살아야 하는 것
그것이 참 부조리한 일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삶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언제까지 삶은 계속될 것인가?
알 수도 없이 이어지는 이 삶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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