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애호가들의 동경의 대상인 부안 왕등도는 위도에서 40~50분을 더 나가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변산반도의 서쪽 끝단에 외로히 떠있다. 이곳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아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왕등은 문자 그대로 옛날에 이곳에 왕이 올랐다고 하여 유래된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왕은 다름 아닌, 백제부흥운동을 이끌었던 백제왕 부여풍으로, 백제부흥군이 부안의 주류성에서 나당연합군에 의해 패하자 왕등도를 거쳐 고구려로 피신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표기법이 이와는 다르다.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연대는 400~500 여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한말의 유학자 간재 전우다 을사늑약으로 나라가 일본에 의해 주권을 잃자 망국의 한을 품은 채 왕등도에 들어와 잠시 머문 적이 있다.
왕등도는 크고 작은 섬 다섯(상왕등도, 하왕등도, 모괴도, 열도, 북암)이 외로울세라 서로 다정하게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가운데 사람이 사는 섬은 상왕등도와 하왕등도로 구분해 부르고 있다. 이 상, 하는 위치의 위아래를 뜻하며, 왕등도 사람들은 상왕등도를 웃왕등 혹은 상도, 하왕등도를 아래왕등 혹은 하도로 부르고 있다.
칠산어장이 한참 활기를 띌 때인 1970년도까지 만해도 상왕등도에만 300여명의 주민이 살았고, 초등학교 학생수도 60여명에 이르렀지만 1990년대 초에 학교가 폐교되고 지금은 주민 몇몇이 이곳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지금의 왕등도는 서해바다의 대형 갯바위낚시터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개의 유인도와 6개의 돌섬으로 이뤄진 왕등도의 낚시는 3월 초에 시작된다. 3월부터 초겨울까지 우럭 배낚시가 성행을 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갯바위낚시가, 7월부터 9월부터는 여름 어종인 참돔, 돌돔, 농어 등 낚시가 이루어진다.
상왕등도가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돼, 앞으로 국가에서 항만시설에 필요한 개발 및 사업비를 우선 지원받는다. 이로써 5,000톤급이 입항할 수 있는 해경부두 180m와 일반 어선들이 입항할 수 있는 관리부두 70m, 방파제 300m를 국가에서 연차적으로 개발해 관리하게 됐다.
현재 상왕등도는 부안군이 관리하고 있으며, 주변에 연간 200∼300척 정도의 중국어선이 상시적인 영해침공 및 불법어로 행위를 해오고 있으며, 기상악화시에는 연간 1,200척 정도의 어선이 대피하고 있지만 인근 어청도항(53km)이나 위도항(18km)을 이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가가 상왕등도 항을 직접 개발 및 관리함으로써 서해 중부 최서단 칠산어장의 거점인 영해기점 도서 항만으로 통행 선박의 체계적 관리와 불법어로 단속의 요충지 역할을 하게 됐다. 따라서 기상악화 때 선박대피 피항지로 급부상하는 등 주변 주민의 생활 편의는 물론 어로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종근의 행복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육계 비리, 나도 공범이다 (0) | 2012.06.17 |
---|---|
태조어진 (0) | 2012.06.17 |
기초학문과 순수예술학부 고사 직전 (0) | 2012.06.04 |
석정 이정직 (0) | 2012.06.04 |
유치원 카드결제 거부, 학부모 ‘속앓이’ (0) | 2012.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