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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문화!

칸국제영화제에서 빛난 한국의 영화들

 

* 이 글은 <코리아브랜드>블로그 서포터즈 1기 레드써니(http://blog.naver.com/i2krs)님께서 작성해주신 내용입니다.

 

 

 

칸국제영화제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 모든 영화인들은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를 원하고, 영화제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카펫을 밟아 보는 것을 일생일대의 영광으로 삼는다고 하는데요. 

 

[참고로 전 밟아봤습니다^^;; 자랑?퍽!]

 

특히 2000년대 이후, 칸국제영화제는 더이상 남의 나라 잔치가 아닌, 바로 한국영화의 세계적인 평가무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02년 <취화선>, 2004년<올드보이>, 2007년<밀양>  2009년 <박쥐> 등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수상 소식은 단순히 한 작품의 수상을 넘어 한국 영화계의 저력과 더 나아가 한국 문화컨텐츠의 쾌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국가브랜드위원회 블로그 서포터즈인 R군은 지금까지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작품, 그리고 수상했던 작품들을 되짚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칸영화제에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된 <하녀>,<시>의 수상을 바라고 비록 비경쟁부문이지만 칸이 사랑하는 홍상수감독의 신작 <하하하>의 호평을 기원합니다.

 

 

구한말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 장승업은 1843년부터 1897년까지의 조선시대 말기를 살았던 실존 인물로 안견, 김홍도 등과 함께 조선시대 3대 화가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임권택 감독은 장승업의 파란만장한 예술 인생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나리오에는 도올 김용옥이 함께 참가했죠. <파이란>으로 극찬받았던 최민식이 주인공 장승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제 55회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공식초청되어 '어쩜 수상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며 국내에서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결국 칸영화제에 감독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최초의 칸영화제 공식부문 수상작품이 되었습니다. 개봉당시에는 크게 흥행을 거두지 못했지만 칸영화제에서의 낭보가 있은후 전격 재개봉을 결정, "외국영화제의 수상이 국내흥행에도 프리미엄으로 작용할수있음"을 보여주었죠. 아마 이 작품 이후부터 어느새 국내 극장가에 "칸영화제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현지 평가에서는 다소 부정적이었음에도 감독상을 수상을 했던 이유가, 영화작품적인 완성도 보다 임권택 감독의 그간의 업적을 기리는 공로상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취화선>을 계기로 한국영화는 칸영화제에 하나의 업적을 남겼고, 이것은 이후 다른 한국영화들이 칸영화제에 진출하는데 큰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상징성은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칸국제영화제가' 우리 귓가에 익숙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영화로 이 작품을 뽑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도 대단한 흥행을 거두었고, 거기에 칸영화제에서 작품성까지 인정받았기에, 한국관객이 선택한 최고의 작품은 세계에서도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는다는 뿌듯함마저 느낄수있었던 수상소식이었습니다.

 

특히 <올드보이>의 칸 영화제 소식은 일본의 원작만화를 소재로 했지만, 한국에서 영화화를 해 더욱더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는 것에 대해 일본영화산업계들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또한 당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아무도 모른다> 야기라 유야가 탔을 만큼, 그해 칸영화제는 그야말로 아시아영화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야기라 유야의 수상소식도 물론 기뻤지만 <올드보이>의 수상소식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못내 씁쓸 했던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드보이>의 수상이 또하나 빛을 발했던 것은, 바로 심사위원대상이 황금종려상[칸영화제 대상]바로 밑에있는 소위 2등상이었다는 점, 그리고 감독이나, 특정 배우의 네임밸류에서 수상했다는기보다는 정말 작품적으로 현지에서도 높은평가를 받고 인정받았다는 점이 돋보였던 수상이었습니다. 특히 당시 언론들은 <올드보이>의 수상을 점찍었기는 했으나 그것이 최민식씨의 남우주연상이냐,아님 박찬욱감독의 감독상이냐라고 엇갈린 예상을 했는데, 막판 당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티 티란티노가 <올드보이>를 정말로 흡족하게 봐서 심사위원대상으로 그 수상을 격상 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올드보이>는 원래 비경쟁부문 초청을 받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강력한 추천으로 경쟁부문으로 바뀌었죠. [실제로 쿠엔티 타란티노는 박찬욱감독의 열렬한 팬이었기도 했습니다.그리고 당시 칸에서도 박찬욱감독은 "한국의 쿠엔티 타란티노"라고 소개하기도 했었고요. ]

 

다만 한가지 아쉬운것은, 최민식씨인데요, <취화선>때에도 남우주연상 수상 이야기가 오고 갔고,특히 <올드보이>에서는 거의 유력했던 후보였는데, 수상은 작품에게 돌아가서 아쉬웠습니다.하지만 그만큼 최민식씨의 열연이 두 작품을 세계에서 인정받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민식씨는 그 해 올드보이로 국내영화계의 모든 남우주연상은 다 싹슬이했죠.ㅎㅎ;;;]

 

(당시 시상식 모습-박찬욱 감독님은 턱시도가 무척 어울리시네요)

 

 

<괴물>은 <올드보이>,<취화선>처럼 공식경쟁부문에 출품되어 수상한 작품은 아니자만, 칸영화와 한국영화의 관계를 언급할때 역시 빼놓아서는 안되는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괴물>의 국내 흥행 1위에 칸영화제의 초청과 호평이 정말 큰 영향을 끼쳤거든요. 그야말로 칸영화제 프리미엄을 가장 많이 얻은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괴물>의 당시 칸영화제 출품소식은, 이렇다할 정보도 없이 소문만 무성했던 <괴물>이 작품성을 먼저 세계에서 인정받았다는점이었습니다. 안그래도 올 해 최고의 영화로 모든 영화팬들에게 주목을 받고있었던 이 작품이 칸영화제에 진출해서 상업성못지않게 놀라운 작품성을 가지고있다는것을 증명한것이니깐요. 거기에 감독주간에서 상영되었던 이 영화는 현지언론에 경쟁부문에 초청된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높은 평가와 호평이 쏟아져 그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렇담 당시 칸영화제 현지언론이 평가한 <괴물>의 20자평을 살펴보겠습니다.

 

• "굉장히 감동적인 드라마가 있어 괴물이 나오는 영화 중에 최고의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진정한 마스터다." -콜린 저디스 토론토 국제 영화제 프로그래머


• "'살인의 추억'을 굉장히 재밌게 봤는데 독일에서 개봉을 안 해서, 이 영화를 굉장히 많이 기다렸다. 생각할 게 많은 기대 이상의 영화다." - 크리스포트 테레 히떼 베를린 국제 영화제 디렉터 포럼


• "괴물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 많은 의미가 들어있다. 명작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판타지 영화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는데,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좋다." - 프레드릭 앙브로이싱 아시안 시네마 다큐멘터리 제작사 대표


• "아무도 이렇게 만들어 낼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객의 반응이 이토록 강한 것이다. 모두가 다 놀랐다." - 미국 영화업계지 버라이어티의 데릭 엘리 기자


• "연출, 특수효과 모두 뛰어나다." - 영국 영화 감독 이반 리차드


• "사실은 '고질라'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왔는데 그 이상이다." - 프랑스 영화배급사 파테의 줄리앙 로세

 

연일 <괴물>의 호평은 쏟아지고 국내언론들은 이 사실을 앞다투어 보도했죠. 그 영향으로 국내 영화계에는 봉준호감독의 그저 무모한 도전으로 만든 괴수물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그야말로 진짜 한국영화계의 <괴물>이 되어버린것입니다. 칸영화제 호평이후,<괴물>의 개봉일에 맞추어 한국영화는 물론이고,헐리웃 쟁쟁한 블록버스터마저 개봉일 스케줄을 조정했을정도로, 칸영화제의 <괴물>호평은 <괴물>의 초반 대흥행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거기에 칸영화제 호평후 칸필름마켓에서 <괴물>은 역대 한국영화 판매신기록[700만달러 이상의 판매수익] 을 세우고,미국에서도 개봉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리고 <괴물>의 성공후, 칸영화제 프리미엄은 더욱더 국내 극장계에 파워를 가지게 되고, 앞다투어 한국영화가 다른 영화제보다 칸영화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칸영화제 상영직후 기립받수를 이끌어내고 등장한 봉준호감독,

저 팔을 뻗는 동작이 국내 <괴물>CF에도 삽입되었죠.

봉준호감독님은 분위기에 취해 저랬다고해서 굉장히 부끄러워했지만

한국영화팬들에게는 굉장히 자랑스러웠던 한 장면이었습니다.>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사별한 남편의 고향 밀양에 내려와 피아노 학원 교습으로 새 삶을 시작한 아이 엄마가 하나뿐인 아이마저 잃고 방황하는 이야기를 그려낸 이창동 감독의 4번째 작품으로, 2002년 <오아시스>이후 문화관광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처음 발표하는 작품에다, 전도연과 송강호의 주연으로 기대와 화제를 모았고 결국 전도연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죠. 또한 칸영화제 수상이후 흥행에도 큰 탄력이 붙어 100만관객 이상을 동원해 또 한번 "칸영화제 프리미엄"을 얻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당초 공식경쟁부문에 출품해 <취화선>-<올드보이>를 뒤를 잇는 수상이 유력한 작품이기는 했지만, 역시 시상식 마지막까지, 감독상이냐 아님 여우주연상이냐, 아님 혹시 이변의 송강호 남우주연상이냐라고 예상이 오고갔는데 마지막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밀양>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은 칸영화제 최초로 한국배우가 상을 받았다는 의미가 컸습니다. 언어는 알아들을수없지만 아이를 잃고 방황하는 한 여인의 가련한 운명을 전도연의 열연이 충분히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울렸다는 뜻인데요 앞으로 한국배우들의 세계진출의 초석을 발판한 수상이라고 평가하고싶습니다. 이 수상으로 순식간에 칸느의 여인으로 등극한 전도연씨, 예전부터 한국 여배우중 가장 좋아하지만 저평가 받았다고 생각한 배우였는데, 이제 그 정당한 평가를 세계에서 해주었다고 생각해 팬으로서 무척 기뻤습니다.

 


2008년  한국 최고의 영화 <추격자>도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상영되었습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공포-호러-스릴러등 컬트적인 장르에서 독특한 작품성과 강한 흡입력을 가진 젊은 감독들의 작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추격자>는 장르적인 면에서나 그리고 나홍진감독의 첫 장편데뷔작이 칸에서도 주목하고있었습니다. 상영직후 호평이 끊이지 않았고 [프랑스 영화 전문 매체 필름악튀(Films actu)에서는 <추격자>를 "프랑스에서 볼수있어 행복하다.손질이 잘된 영화라고"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칸에 입문하는 신인작가에게 수상하는 "황금카메라"상 그 해 유력한 후보였기도 했습니다.

 

 

2008 최고 화제작,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이하 놈놈놈)도 칸영화제에 초청되었습니다.장르영화의 대가 김지운감독의 신작에 꿈의 캐스팅이라고 일컫어지고있는 이병헌-정우성-송강호의 스타파워를 앞세워 칸에서 먼저 이 드림프로젝트가 공개가 되었죠. 특히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은 초청장이 주어진 세계적인 스타들, 심사위원들과 영화제 VIP들이 참석하는 공식 시사회인 '갈라스크리닝'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갈라'의 의미가 '축제'인만큼 갈라스크리닝은 저녁 시간대에 대규모 레드 카펫 행사와 감독 소개, 상영 후 파티까지 함께 이어지는 축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행사입니다.

 

<놈놈놈>의 갈라스크리닝은 헐리웃 블록버스터 대작들이나 전세계가 주목하는 화제작등을 엄선해서 자리를 마련하는 만큼, 세계영화계가 <놈놈놈>의 거는 기대가 컸다는 이야기죠.

 

 

<올드보이>에 이은 박찬욱감독의 문제작이지만, 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자랑스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박찬욱감독님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감독이 되었죠.

 

 

<박쥐>와 함께 62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봉준호감독의 신작.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칸국제영화제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박찬욱감독의 수상도 있지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엄청난 찬사가 한몫했습니다. 그래서 <박쥐>와 동반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는거 아닌가 기대가 컸지만 아쉽게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외국 현지에서의 평가는 <박쥐>보다 더 높았고요. 특히 배우 김혜자씨와 진구 연기에 대한 극찬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봉준호감독의 다음 작품은 꼭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상을 수상하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2000년대 이후 칸국제영화제를 빛낸 한국영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올 해 역시 칸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심사위원이었기도 한 이창동감독의 <시>와 제작전부터 이미 칸 초청을 예약받았던 <하녀>의 동시 경쟁부문 초청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이 수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5월, 여러가지 소식으로 침울한 한국사회에 멀리 프랑스 칸에서 한국영화의 쾌거를 뉴스속보를 만나길 바랍니다!

 

 

<코리아브랜드> 블로그 서포터즈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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