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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상징

한글의 특징

한글의 특징

한글은 이와 같이 모음과 자음이 기본 글자를 바탕으로 해서 다른 여러 글자를 만들고 또 그런 글자들을 합해서 ‘가, 나, 달, 말’ 등 숱한 음절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은 어느 나라의 글자에서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550여 년 전에 적용되었다는 것에 대하여 현대 과학자나 언어학자들이 한글의 과학성을 높이 사는 것이다.

이렇듯 한글은 일정한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문자라는 점에서 세계에서 그 유례가 없다. 무엇보다도 한글은 발성(發聲) 기관의 소리내는 모양에 따라 체계적으로 창제된 과학적인 문자일 뿐 아니라, 나아가 문자 자체가 소리의 특질을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글은 한 글자가 한 음소(音素)를 표시하는 음소문자이다. 한글은 음소문자 곧 로마자 알파벳 문자의 장점과 음절문자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희귀한 글자이다. 그래서 한글은 글자의 조합으로 숱한 음절을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어를 음절 단위로 적어 놓아 읽기를 편하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글은 자음(子音)과 모음(母音)이 한눈에 구분되는 글자라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창성을 지닌다. 자음과 모음은 생성 원리가 다를 뿐 아니라 그 형태 면에서 구분이 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자음은 발음 기관의 모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모음은 수직선이나 수평선 등의 긴 선을 이용해 디자인되어 있어 한눈에 구분이 된다. 이는 로마자 알파벳이나 일본 문자 등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글은 일정한 소리를 가진 문자학적으로 으뜸가는 글자이다. 가령 모음 ㅏ, ㅣ, ㅗ 등은 어느 자리에서나 똑같은 소리로 발음된다. 이는 영어의 a가 나는 자리에 따라 7-8가지로 발음되는 것과 대조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글의 두드러진 특성 가운데 하나로서 배워서 익히기가 극히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글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드디어 국제기구에서 공인을 받기에 이르렀는데, 유네스코에서는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퇴치(文盲退治)에 공이 큰 이들에게 ‘세종대왕 문맹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상의 이름이 세종이라는 이름을 딴 것은 세종 임금이 만든 한글이 가장 배우기가 쉬워서 문맹자를 없애는 글임을 세계가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한국은 한글 덕분에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서, 어떤 말이나 소리라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이 창제된 뒤 조선에서는 유교 국가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유교 경전의 번역에도 심혈을 기울여 이를 널리 익히려고 노력하였다. 예컨대 세종 때부터 사서오경(四書五經)의 번역이 시작되었고, 16세기 후반인 선조(宣祖) 때에 이르러 그 작업이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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