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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쉽죠

궁보

 

  •   보자기는 물건 등을 싸거나 덮을 때, 또는 운반과 보관을 위하여 예로부터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 보자기는 민간뿐만 아니라 왕실에서도 애용되었는데, 왕실에서 사용되었던 보자기는 궁보(宮褓)라고 불렸다. 사용된 소재나 모티브, 제작방법에 있어서 민간에서 제작된 보자기와는 뚜렷하게 차이점을 갖고 있다.

    궁보에 이용된 천은 주로 명주, 모시 등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패물 등 귀중한 물건을 보관하거나 장식용으로 제작된 것들이 많이 전한다.

    제작방법을 살펴보면 대체로 1장의 천을 이용하였는데, 민간에서 자투리천을 이용하여 많이 제작한 조각보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비싼 가격의 당채를 이용해 채색한 당채보가 많이 제작되었다. 문양 등으로 사용된 주요 소재는 봉황문, ‘壽’자문, 모란문, 연꽃문, 회문 등 주요 길상문이 중심이 되었다.

        

     현존하는 궁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현종의 셋째 따님인 명안공주가 1681년 혼례시 사용했던 아청운문단궁보(鴉靑蕓紋緞宮褓)로서, 2겹으로 이루어졌는데, 안쪽은 옅은 청색을 띠며, 겉은 남색 비단에 칠보문과 운문을 직조했다.

    1920년 영왕비 이방자여사의 혼례시 패물을 싸서 보관했던 보자기를 살펴보면, 붉은색 비단 바탕에 봉황, 앵무새, 연꽃, 국화, 난초, 꾀꼬리, 모란 등을 비롯해 그 사이를 벌과 나비로 꽉 차게 채워 직조하였다. 쪽 모서리에 연두색의 끈 2개를 달아매서 나머지 세 모서리를 모아 여밀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까지도 많이 이용되는 보자기는 일상적인 평범한 물건이지만 실용성인 측면뿐만 아니라 장식성인 측면에서 오히려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궁보에는 왕실만이 지닌 격조높은 품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 당대 최고 수준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일부분으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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