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장례 절차는 일반 장례 절차와는 다르게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게 진행된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르면 왕이 승하한 후 3년에 걸쳐 총 59 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긴 국상의 예가 끝을 맺는다.
이 중 왕이 승하한 순간에서 시작하여 능에 왕의 관인 재궁을 내리는 과정까지 36가지 절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국조오례의』의 흉례 편](http://royaltombs.cha.go.kr/html/_images/funeral/img_01_01.jpg)
- 국휼고명이란 왕이 죽음을 앞두고 유언을 하여 왕위계승자를 정하는 절차이다. 왕의 병환이 위급하게 되면, 내시가 왕을 부축하여 사정전으로 모신다. 왕이 신료들을 부른 자리에서 유언을 하면, 전위유교를 작성한다.
- 숨을 확인하는 절차로, 내시가 햇솜을 왕의 입과 코 위에 얹어 솜이 움직이는지를 살핀 후, 숨이 끊어지면 모두 곡(哭)을 한다.
- 왕의 영혼을 부르는 의식이다. 내시가 임금이 입던 옷을 메고, 왕이 숨을 거둔 곳의 지붕 위로 올라가 북쪽을 바라보고 돌아오란 의미로 세 번 ‘상위복’이라 외친다. 이를 마치고 옷을 앞으로 던지면 아래서 이를 받아 대행왕의 위에 덮는다.
- 의복을 갈아입고 금식을 하는 절차이다. 상제들에 대한 근신의 내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왕의 종친 및 신하가 관과 상의를 벗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소복을 입는다. 왕세자, 대군 이하의 왕자는 3일 동안 금식을 한다.
- 일을 분담하는 절차로, 병조에서는 여러 곳을 호위하고, 예조는 상례에 관련된 일을 의정부에 보고하고, 이조에서는 빈전도감, 국장도감, 산릉도감을 설치하여 맡은 일을 하게 한다.
- 시신의 머리와 몸을 깨끗이 씻기고 새 의복으로 갈아입히는 절차이다. 병풍을 치고, 뜨물로써 머리를 씻기고 빗질해서 수건으로 모발을 싸 묶는다. 수염을 가지런히 빗기고, 손발톱을 깎아 작은 주머니에 담은 후, 방건으로 얼굴을 덮고, 다시 이불을 덮는다.
- 시신에 수의를 입히는 절차이다. 곤룡포, 첩리, 한삼, 바지, 버선 등을 여러 벌 준비하여 차례로 입힌다.
- 자리를 만들어 곡을 하는 것으로, 왕세자, 대군 이하의 왕자, 왕비, 왕세자빈, 내외명부 등이 자리를 정하고 차례로 자리에 나아가 곡을 한다.
- 문무백관이 곡을 하는 절차로, 조정에서 종친과 문무백관이 함께 절을 하고 곡을 한다.
- 함은 시신의 입에 쌀과 구슬을 채우는 절차로 망자가 저승까지 갈 동안에 먹을 식량을 준다는 의미이다. 버드나무 수저로 쌀을 떠 입에 채우고 진주를 물린다.
- 시신 아래 얼음을 넣는 절차이다. 국장(國葬)은 초상(初喪) 이후 몇 달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동안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 신위를 만드는 절차이다. 대행왕의 평상 남쪽에 혼백을 만들어 영좌를 꾸며 모시고 명정을 세운다. 시신을 대신하여 생전에 입었던 옷들인 유의를 함에 담고, 영혼을 대신하여 혼백을 놓는다.
- 죽은 사람의 품계, 관직, 성씨를 기록한 기이다. 9척 길이의 붉은 비단에 ‘대행왕재궁(大行王梓宮)’이라고 금박으로 쓴다. 깃대는 대나무를 사용하고 머리에는 이무기의 머리를 새긴다.
- 고사묘는 종묘에 왕의 죽음을 고하는 절차로 제 3일에 사직, 영녕전, 종묘에 대신을 보내어 상례와 같이 고한다.
- 시신을 여러 겹의 옷과 천으로 감싸는 절차이다. 이불로 감싸되, 묶어 매지는 않는다. 4장의 교포(絞布), 19벌의 염의(殮衣)로 감싸는데, 옷섶의 오른쪽을 위로 가게 여미고 고름은 매지 않는다.
- 치벽은 관을 만드는 절차로, 공조에서 만든다. 왕이 즉위한 해에 소나무로 만들어 옻칠을 1년에 한 번씩 해준다. 벽 안에는 붉은 비단으로 사방을 붙이고 녹색 비단으로 사각을 붙인다.
- 5일 째에 수의로 시신을 감싸 묶고 관에 입관하는 절차이다. 이 때 입히는 수의는 90벌에 달한다. 왕세자, 대군, 종친, 문무관이 엎드려 곡을 한 후, 소렴과 같이 염하고 천으로 시신을 묶는다.
- 성빈은 빈소를 차리는 절차이다. 입관이 끝난 후 빈소를 새로 짓고, 벽 안에 주작, 백호, 현무를 그려 각각의 방향에 붙인다.
- 대군 이하 왕비와 왕자, 왕세자빈, 내명부의 임시 거처할 장소를 마련하는 절차이다.
- 대렴한 다음날 상복을 갖춰 입는 절차로, 왕세자, 대군 이하의 왕자, 왕비, 왕세자빈, 내외명부, 종친과 백관 등 모두가 최복이라 불리는 상복을 입는다.
-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의식이다. 성복을 마치면 왕위 계승의 의식이 행해지는데, 이 때 왕세자는 상복을 벗고 면복을 입고 빈전 앞에서 옥새를 전해 받고 정전으로 나아간다.
- 왕세자가 왕위에 즉위한 사실을 공포하는 의식이다. 대소 신료들이 늘어선 정전에서 선교관이 전하의 교서를 선포한다. 의식이 끝나면 승정원에서는 교서를 받들어 각도에 나눠 보낸다.
- 왕위가 계승되었음을 국제적으로 인준받기 위한 절차로 승문원에서 부고를 알리고, 시호를 청하는 표문과 전문을 올리고, 의정부에서 왕위 승습을 청하여 사위를 신정하는 의식을 갖는다.
- 아침 저녁으로 울면서 간단한 제사를 지내는 절차와 상식을 올리는 절차이다. 날마다 날이 밝기 전에 왕의 자리를 빈전 지게문 밖의 동쪽에 서향하여 설치하고, 왕이 곡을 하면 대군 이하의 왕자도 부복하고 곡을 한다.
- 초하루날과 보름날에 간단한 제사를 지내는 절차로 종친과 백관, 왕자, 왕세자, 전하 순으로 부복하고 곡을 한다.
- 의정부에서 모든 관리들을 거느리고 제사를 지내는 절차로 문무백관, 감찰, 전의, 통찬, 봉례랑 등이 제사를 지낸다.
- 장사를 지내는 절차로, 5개월 후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능을 둘 곳을 선정하고, 능의 규모, 관리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한다.
- 종묘에 시호를 청하는 의식 절차로 의정부 육조, 집현전, 춘추관에서 2품 이상의 관원들이 모여 함께 시호를 의논하고, 시책과 시보를 만든다.
- 시보책봉문과 인장을 빈전에 올리는 의식절차로 영의정 이하의 관원은 평상복 차림으로, 종친과 문무백관들은 상복 차림으로 진행한다.
- 발인 전 출관을 위해 빈전을 여는 의식 절차로 왕과 대군 이하 왕자가 곡을 하며 슬퍼하는 의식이다. 이 후 발인 때까지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게 한다.
- 발인하기 전날 저녁에 예찬을 올리는 의식이다. 왕이 상주가 되어 술잔을 올린다.
- 발인 직전 문 앞에서 간단한 제사를 지내는 절차로, 혼백, 시책, 시보 등을 싫을 가마를 그 앞에 대령한다.
- 궁을 떠나 정해진 능지로 가는 행렬이다. 여러 호위군관과 의장이 등장하며 다양한 부장품들과 시책, 시보, 옥인 등이 각각의 가마에 담겨 행렬을 구성한다.
- 발인의는 빈전에서 왕의 관인 재궁이 능지를 향하여 움직이는 의식이다.
- 능지로 가는 중간에 잠시 혼백이 든 가마와 재궁이 든 가마인 대여를 멈추도록 한 후 길에서 제사를 지내는 절차이다.
- 재궁을 능으로 옮길 때 간단히 제사를 지내는 절차이다. 왕의 관인 재궁과 함께 껴묻는 물건인 부장품으로는 명기, 의복, 그릇, 음식물, 무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