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청사초롱을 대롱대롱, 치렁치렁 매달아놓고 영화 매니아들을 맞을 채비를 끝마쳤습니다.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영화제에서만 만나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영화세상 '불멸의 밤' 등 다양한 섹션으로 여러분들을 '영화같은 세상'을 꿈꾸게 만듭니다.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녘까지 영화의 참맛 만을 골라 '불멸의 밤'을 보내기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지만, 영화 도중 간식을 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뚝딱뚝딱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면 하얀밤을 까맣게 지새우게 만드는, 내 삶의 비아그라같은 존재가 됩니다.
전주는 예로부터 오갈데 없이 펼쳐진 드넓은 평야와 아름다운 산천은 옛부터 이 지역 사람들의 예술적 정서를 풍성하게 가꾸는 터전이었구요, 충무로 사람들은 도내 도처에 산재한 숨은 비경도 비경이 그만이지만 풍부한 숙박 시설과 맛깔스런 음식맛 때문에 영화 촬영지로는 최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냅니다.
'피아골'을 비롯해 '아리랑', '애정산맥'등 전북 대표 영화들 뿐만 아니라 쟁쟁한 당대 영화들이 전주를 찾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의 대명사격인 '아리랑'은 전주표 꼬리표를 붙였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랍니다.
한국 최초 한·미합작영화에다 경무대 시사회라는 영광까지 누린 '아리랑'은 한국영화 면세 조치라는 일대 혁명까지 배태시킨 뚜렷한 궤적을 그린 작품으로, 중바위와 완산칠봉을 비롯한 전주 근교에서 촬영을 했으며, 지금은 사라진 전주극장 무대 한구석에 외양간 세트를 짓고, 낙오된 미군병사들이 숨어드는 모습을 담아내게 된 것입니다.
이 당시, 전주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때문에 전주가 50년대 한국영화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면사를 돌아보고, 이를 21세기 영상산업 육성 및 영상문화 번성의 디딤돌로 가꾸는 문제는 어쩌면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터이지요.
바로 이같은 측면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가 영화도시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음을 시사하는 징표입니다.
제2의 영화 전성기를 맞고 있는 전주, 앞으로 새로운 영상산업도시로서 발돋움이 기대되는 만큼 이번 영화제 만큼은 반드시 팝콘을 들고, 가족, 친지, 연인들과 함께 자신이 주인공으로 들어가는 영화 한편 찍어 보심은 어떨런지요? 이종근/전민일보 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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