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꽃담은 직선과 곡선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질서 있는 무늬 배열로 미감을 높였고 왕실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으로 위엄을 갖췄다. 또 임금의 무병장수를 비는 만수무강, 수복강녕 등의 문자를 직접 나타내 단순한 장식이나 미적 표현보다 그 뜻에 의미를 더 두었다. 그런가 하면 도동서원의 고풍스런 토담은 황토와 암키와를 층층이 쌓고 군데군데 수막새를 박아 각종 장식 문양들이 화사한 꽃밭을 이루고 있다. 이는 음양의 조화를 통해 동방의 의미를 더하면서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장식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것. 우리의 옛집과 꽃담을 찾아 떠나는 소박하지만 풍성한 순례담을 담은 이종근 기자의 ‘한국의 옛집과 꽃담(생각의 나무)’은 미처 몰랐던 우리 문화의 결을 이야기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전국에 산재한 꽃담을 답사한 기록들로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문화의 흔적에 대한 저자의 애정어린 시선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꽃담은 ‘소통’이라고 말한다. ‘여기는 내 땅’이라든지 ‘타인 출입금지’ 식의 엄포나 집주인의 성품을 드러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꺼이 초청하기도 한다. 이처럼 담과 굴뚝 등에 새겨진 무늬가 지닌 다양한 상징을 읽어내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와 조상들의 마음씨와 함께 안과 밖을 구분짓지 않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무한 경계의 환경예술이자 우리 문화의 멋과 흥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서울·경기’, ‘충청·강원’, ‘전라도’, ‘경상도’ 등 총 4부로 구성되었다. 지역 명문가의 풍수와 선비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향토와 가계의 은밀한 사연들을 소개하면서 꽃담을 둘러싼 배경과 역사적 고증, 풍수지리학적인 풍부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다. 또 전국에 산재해 있는 흙돌담길 중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재 등록 18곳의 간략한 소개글도 부록으로 곁들였다. 사진은 유연준 사진작가가 맡아 생생한 답사현장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20여 년 동안 언론사에 종사하면서 한국프레스센터, 한국언론재단, 관훈클럽 기획출판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펴낸 책으로는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 ‘전북문학기행’, ‘한국 문화의 집 바로보기’, ‘우리동네 꽃담’ 등이 있다. 김효정기자 cherry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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