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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문화

666은 악마의 숫자인가

666은 '짐승의 수'인 동시에 좌천사(座天使) 하갈리엘의 성수(聖數)다. 기독교에서 666은 신약성서의 마지막 부분인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짐승의 표시이며, 적그리스도의 상징이다. <요한계시록>에 의하면 '지혜가 여기에 있으니 총명있는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아라. 그 수가 바로 사람의 수이니 이가 육백육십육이로다.(13장 18절)'라고 나와 있었다. 6은 원래 악마의 숫자로 신을 나타내는 7을 대비하는데 666은 사탄, 적그리스도, 거짓 예언자를 가리킨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유명했던 영화 '오멘'은 이 짐승의 수를 주제로 하여 촬영되었는데 이 영화가 상영되자마자 갑자기 사람들이 가위로 자기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한다. 바로 '오멘'의 주인공 데미안이 자는 동안 그의 아버지가 신부의 경고를 의심하여 가위로 머리를 잘라 확인하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666은 성경이나 영화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카발라에서는 대천사 미카엘에게 대적하는 태양의 악마 소라트의 숫자이고, 666은 태양에 속하는 수로 태양을 나타내는 사각형의 합계이며 신성 기하학의 기본수이다.
짐승의 낙인은 선택된 사람들에게 표시했던 “살아계신 하느님의 인장(7,3)”과 대립된다. 낙인은 짐승의 이름, 정확히 말하자면 그 짐승의 숫자 곧 666이다. 그 낙인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짐작한다면 다섯 가지로 나우어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남의 집에 종살이 하는 사람들에게 표를 했다. 그것도 모든 종이 아니라 나쁘게 굴었던 종, 도망쳤던 종들에게 표를 해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게 했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이 짐승의 표를 받았다면 바로 짐승의 종이라는 표시가 된다.
② 군인들이 표를 했다. 즉, 한 장군 밑에 있는 군인들이 그 장군을 따르고 그 장군의 충성스런 신하로 지내겠다는 뜻이었다. 이런 뜻이라면 짐승의 표는 짐승의 추종자라는 표시다.
③ 매매계약 때 인장(황제의 인)을 찍었다. 요즈음의 인지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이라면 짐승의 법과 권위를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
④ 동전에 황제의 상과 글을 새겼다. 이와 같다면 여기서는 짐승의 소유를 말한다.
⑤ 당시 로마제국에 속한 모든 사람이 자기네 종교 예배에 앞서 황제의 신상 앞에 향을 피우고 그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짐승의 표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상징하는 666(일부 고대사본에는 616)이라는 수로 표시해 주는데, 그래서 이것을 풀이해 알아듣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숫자가 누구를 가리킬까? 당시 독자는 금방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해석의 열쇠는 아주 이른 시기에 상실되어 버렸다. 2세기의 이레네오도 이미 그런 처지였다. 그는 666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전해준다. 당시는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문자로서 숫자를 표시했다. 희랍어 원문에 있는 666은 χξς이다.(χ=600, ξ=60, ς=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