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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문화공간 운영 노하우 공개


 
 
문화복지의 기본 개념에는 문화가 인간의 기본권 가운데 하나이며, 생활권이나 교육권처럼 문화권도 국민의 기본권으로 적극 보장되어야 함이 포함돼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문화의집(청소년문화의집 포함), 주민자치센터 등 소규모 지역문화공간은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는 기존의 다른 문화공간과 달리,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문화적 의사소통 주체가 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이 같은 지역 문화공간이 단순히 문화편익시설을 설치하여 개방하거 나 몇 가지 취미, 교양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문화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 운영해야 궁극적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수용자가 단순히 보고 듣는 수동적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창조적 접근을 하는 능동적 공간이 바로 지역 문화공간인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지역 문화공간은 시설 조성과 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용을 곧 계속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 문화공간은 주민 자치력과 공동체의식을 훈련하는 장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소규모 문화공간 운영과 관련,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주민 수요 조사다. 지역 주민들의 특성(직업 분포, 연령별, 성별, 문화 수요 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이러한 지역 특성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전반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등에 관한 중차대한 조사인 셈이다. 또한 인근 지역에 없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상호보완적 관계 또는 연계하여 운영함으로써 중복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최대한 줄이면서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각 공간별 특성에 맞는 상징 프로그램 개발이 바로 그것.

일례로,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문화의집은 성인 대상의 것, 주민자치센터는 각 동민을 위한, 전주시립박물관은 국립전주박물관과 차별화되는 프로그램, 전통문화센터는 극장 운영 및 전통혼례식 등의 프로그램, 전통주조박물관은 향음주례, 한옥문화체험관은 숙박과 전주음식에 관한 것, 문화상품 전시판매지원센터·전통공예품전시관·전통상가는 마케팅 전략과 이벤트 행사가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으로 각각 승부수를 던져야 각기 다른 문화공간들이 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분야는 물론 이벤트·공연예술·전시 등 각 분야별로 고루 특성화하되, 또한 건전한 가정 단위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주부·청소년·노년층·직장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해야 한다. 가족 3대가 참여해 세대 단절을 극복하는 세대통합형 문화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여기에다가 예술적이고 교육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지역민들이 참여하여 만든 우수 창작물을 채택, 전국에 순회 전시, 공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화상품으로 시판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의미 있다.

여기서 특히 주의할 것은 엘리트 지향성을 가진 프로그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단위의 생활권 자체가 이미 대중주의의 공간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문화 예술의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아마추어적 재질을 조직화하여 소규모 동아리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지역주민의 문화복지가 이루어지고,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이 증진되며 ‘문화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지역 문화교육 프로그램 특성화 전략의 포인트는

첫째, 이용자의 문화 욕구 및 수요에 대한 체계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이후 지역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이용자의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차이와 주변 문화환경 및 이에 대한 지역 주민의 참여 정도 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둘째, 대중주의에 입각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강좌 중심 프로그램은 지양하고 주민이 직접 생활문화를 향유하고 학습하며 생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한다.

셋째, 이용자가 재미있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너무 윤리적이고 도덕적이거나 진부한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저해한다. 이를 위해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프로그램과 지역을 무대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폭넓게 개발한다.

넷째, 문화체험을 생활문화라는 보다 폭넓은 의미에서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전통적 문화예술 장르는 물론 생활양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다섯째, 평일/주말, 오전/오후/저녁에 따라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 시간대별 이용자 계층의 이용 실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배치해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전민일보 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