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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탑 안에 들어간 탑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미술관 3층 금속공예실에서 29일부터 8월 31일까지 ‘탑 안에 들어간 탑 이야기, 전 황복사 삼층석탑 사리갖춤’이란 주제로 테마전을 개최한다.
 탑을 세우는 이유는 그 곳에 사리를 봉안하기 위함으로, 사리는 크게 신사리(身舍利, 석가의 유골)와 법사리(法舍利, 경전)로 구분한다.
 법사리로서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유행한 경전은 704년 중국에서 번역된 무구정광대다라니이다.
 이 경전에서는 탑을 만들거나 수리할 때 다라니 99벌 혹은 77벌을 써서 작은 진흙탑에 넣어 그 안에 봉안하면, 수명이 연장되고 모든 죄가 소멸되어 바라던 바가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설하고 있다.
 706년 신라 왕실은 선대의 왕을 추모하고 현세의 왕을 위하여 황복사탑 안에 들어갈 사리갖춤에서 이 경전의 내용을 실현하고 있다. 즉 사리를 신성하게 보호하기 위한 사리외함 표면에 99기의 작은 탑을 묘사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소탑의 표현은 9세기 이후에는 다라니를 넣은 99기 혹은 77기의 작은 탑을 봉안하는 사리갖춤 방식으로 정착되어 통일신라 전 지역으로 확산된다.
 이번 전시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의한 99기의 소탑(小塔)이 표현된 가장 이른 예인 전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제 사리외함을 중심으로 탑 안에 봉안된 소탑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같은 석탑에서 발견된 순금제 불상 2구(국보 79호, 80호)를 비롯한 일괄 유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탑을 환조로 만들어서 봉안하기 시작한 8세기 나원리 오층석탑의 사리갖춤과 9세기 소탑 제작의 확산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인 해인사 길상탑에서 발견된 소탑 등도 함께 비교 전시할 예정이다.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 중에서 가장 늦게 불교를 받아들였으나 화려한 불교문화의 꽃을 피운 신라, 석탑 속에 넣어둔 작은 탑들의 비밀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전민일보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