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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신라 천년의 궁성, 월성을 찾아서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신라의 천년궁성으로 알려진 경주 월성(사적 제16호)에 대한 기획 전시를 지난 24일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출토유물보관동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신라숨결 1천년 발굴조사 32년'(2005년), '분황사'(2006년)에 이은 세 번째 기획전이다.
 경주 월성과 주변 해자지역에서 조사된 고고자료들을 중심으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경주 월성의 성격과 그 역사적 의미를 알기 쉽도록 구성했다.
 경주 월성은 신라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된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경주역사유적 월성지구)으로 등재된 곳이다.
 1915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월성 성벽의 일부가 발굴된 이래 현재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주변지역에 대한 학술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1984년부터 현재까지, 약 20여 년 동안 월성 주변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10여 기의 해자시설(垓子施設) 및 건물지가 월성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번성했던 신라 중심부의 모습을 추정하는 데 많은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또, 2003년도에 실시되었던 월성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2007년부터 진행 중인 지하물리탐사를 통해 신라 천년의 궁성이었던 월성 내부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조사와 출토된 많은 유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물들이 여러 주제별 전시에 소개된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에게 제대로 공개될 기회를 갖지 못하였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월성과 관련된 각종 조사에서 출토된 200여 점의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시는 큰 의미가 있다.
 전시는 모두 9개의 주제별로 나뉘어 구성됐다. 월성지역이 청동기시대부터 삶의 터전이었음을 보여주는 '선사시대의 월성', 점차 신라의 궁성으로 자리매김하여 화려한 모습으로 발전하여 나가던 모습을 토기 및 와당으로 보여주는 '월성의 태동', '월성의 성장과 발전', '전성기의 월성', 월성이 궁성이었음을 보여주는 ‘재성(在城)’명 기와와 같은 명문유물, 목간 등 월성의 발전된 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목간과 문자', 각종 생활·의례용 유물들을 통해 통일신라시기 월성지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과 의례'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강건한 고구려 양식과 부드러운 백제양식, 그리고 이 둘을 합한 신라양식의 연꽃무늬 막새를 비롯한 보상화문, 비천문 등의 기와들은 신라 궁성의 화려했던 모습을 단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손색이 없다.
 문무왕 19년(679)의 대역사(탐라 정벌, 궁궐의 대대적 중수, 사천왕사 낙성 등)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기와인 ‘의봉4년개토(儀鳳四年皆土)'명 기와, ‘금성(金城)’을 연상시키는 ‘금(金)’자명 토기와 같은 궁성을 암시하는 유물들, 해자의 뻘층에서 출토된 나무로 된 그릇(高杯), 지난 2006년 발견되어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황칠(黃漆) 지진구’ 등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또, 본 전시는 월성 관련 발굴 조사 보고서 및 학술 심포지엄 자료 등도 같이 전시, 그동안 이루어진 월성의 연구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기도 하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