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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문화!

남농 허건 작품 전주를 찾는다

호남 화단의 거두로 전통산수에서 벗어나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새로운 양식을 개척한 남농 허건.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7월 6일(개막식 오후 4시)부터 8월 19일까지 39일동안 ‘남농 허건전’을 개최한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진행중인 ‘남농 허건전’은 작가 작고 20주기(1908-1987)를 맞아 특별 기획된 전시로, 근대기 한국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허건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이 전시를 유치, 호남 화맥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호남화단에 선생의 예술적 족적이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1908년 전남 진도에서 출생한 남농은 구한말의 대표적 문인화가였던 소치 허유와 미산 허형의 후예로 태어나 예술적 환경에서 자라며 남화의 정신과 기법을 연마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실경과 향토적 정취를 그림으로써 이른바 ‘남농 산수’라는 독자적인 경지를 이룩했다.
 전북도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남농미술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 전시는 1백 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 전시는 남농 사후에 열리는 최대 규모의 기획전으로 남농의 세계가 변화하고 더욱 심화해간 시기별 대표작들을 망라, 남농의 회화를 두루 음미하고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점묘법과 갈필를 통해 이룩한 신남화풍의 형성과 변모 과정을 살펴봄과 동시에 작품의 소재에 있어서도 자주 다루었진 산수, 소나무 이외의 다른 다양한 화제를 함께 소개한다.
 그의 작품 세계를 회고적으로 조망함과 아울러 남농이 이루어낸 독자적 시각 방식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국근현대미술사에 점하는 위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한 것.
 전시의 구성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제1부는 1930-1945년 중국화, 일본화의 영향 아래 전통적인 화법에 기반을 둔 '전통의 계승과 혁신, 제2부는 1945년-1960년대 ‘신남화의 정립’, 제 3부는 1970-1980년대 ‘이상향의 추구’, 마지막 제 4부는 시화, 사군자를 통한 ‘문인화의 정취’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1940년대 금강산만 12차례 다녀왔다는 남농의 실경산수 정신이 배어 있는 신남화를 통해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남농의 위상을 조망해 본다. 1931년작 ‘송하탄금도’, 1942년작 ‘목포교외’, 1951년작 ‘조춘고동’ 등 선대의 영향과 더불어 실경정신을 바탕으로 남농이 일궈낸 특유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기 때문.
 시화의 경우, 1969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미당 서정주, 명기환, 이원수 등의 시를 직접 쓰기도 하고, 시에 그림을 그려넣는 등 시서화 일치를 직접적으로 구현해내고자 한 대목도 관심의 대상으로 자리한다. 무엇보다도 그가 한글 쓰는 것에 익숙치 않았음에도 불구, 직접 한글로 시를 남긴 점은 시서화의 현대적 변용에 대한 그의 노력을 말해준다. 문의 (063) 221-5694. 전민일보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