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전주는 고려시대 초·중기부터 관판본(官板本)인 유서(儒書) 및 사적(史籍), 의서(醫書)들을 많이 찍어냈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 전라감영에서 60여 권의 책이 발간되었고, 20여 종류의 한글 고대소설과 250여 종류의 고문헌이 개인 출판업자에 의해 보급, 전국적으로 판매됐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인쇄술이 발달함에 따라 한지 문화가 발달하게 되고, 한지문화가 발달함에 따라서 전주의 인쇄술이 전국에서 제일가는 수공업의 본산지가 된 것.
완판본(조선 말기에 전주에서 간행된 고대 국문소설 목판본의 총칭) 판매용 소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은 1803년에 전주에서 간행한 한문본 ‘구운몽(九雲夢)’이다. 같은 시기에 한문 소설로 ‘전등신화(剪燈新話), 삼국지(三國志)’가 발행됐다.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로 가장 처음 발간된 소설은 ‘별월봉긔(하권, 48장본)’으로, 1823년에 전주시 평화동 석구동(石龜谷)에서 펴냈다.
현재 전하는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의 종류는 약 23종류. 이 가운데 판소리계 소설은 춘향전, 심청가, 심청전, 화룡도, 토별가 5종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영웅소설이다. 판본이 다른 종류를 합치면 약 50여 종류가 된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책을 찍었음에도 불구, 전라감영의 책판 이외의 다른 책판이 전혀 발견된 바가 없었다. 그동안 완판 방각본 고소설 판목의 현존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삼국지 책판 한 장을 발견하게 되어 이 책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1892년판 한글 삼국지 3권 목판은 책의 첫 장과 둘째 장이 각인된 앞뒷 면의 책판이다.
전주역사박물관과 국어문학회가 1일부터 17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2층에서 완판본 특별전 ‘고전소설의 성지(聖地) 전주’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완판본 한글고전소설류 등을 전시, 전국에서 으뜸으로 알려진 전주지역의 소중한 기록문화를 공동으로 선양하고 연구하기 위해 한글 고전소설과 필사본, 딱지본 등 약 5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완판본 고소설을 집대성 하고, 새로 찾아진 완판본 6점과 ‘완판본목판(삼국지 목판)’ 역시 최초로 공개, 눈길을 끈다.
한글소설류 완판본과 필사본 및 딱지본 한글소설을 전시, 서로간의 다른 특질을 비교함은 물론 학계와 일반에 이름만 알려졌던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이 처음으로 박물관에서 공개된다.(심청가, 소대성전, 이대봉전, 별월봉긔, 정수경전, 현수문젼 등 6점)
한글소설류는 열녀춘향슈졀가, 별춘향전, 심청전, 심청가, 홍길동전, 삼국지, 언삼국지, 소대성전, 용문전, 유충열전, 이대봉전, 장경전, 장풍운전, 적성의전, 조웅전, 초한전, 퇴별가, 화룡도, 임진록, 별월봉긔, 현수문젼, 구운몽 등 22점, 필사본 한글소설류:춘향전, 별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 유충열전, 퇴별가, 구운몽 등 7점, 딱지본 한글소설은 심청전, 홍길동전, 유충열전, 이대봉전, 장경전, 장풍운전, 조웅전, 초한전, 적벽대전, 임진록, 구운몽 등 11점, 한문소설류는 구운몽, 전등신화, 삼국지 등 3점, 경판본 한글소설류는 사씨남정기 등 3점, 책판 은 삼국지, 열녀춘향수졀가, 심청전 등 3점이 전시된다.
전주역사박물관 최우중 학예연구사는 “새롭게 찾아진 목판 및 완판본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유용한 전시로, 바로 이러한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은 당시 전주의 출판문화가 대단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등 조선후기 전주의 문화적 위상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문의 (063) 228-6485. 전민일보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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