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째를 맞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자연을 품다(회귀자연)'를 주제로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도내 14개 시ㆍ군 31개소에서 개막, 전시, 학술대회 등 6개 부문 37개 행사로 서예의 본질을 잃지 않는 가운데 시대성 및 서가의 개성이 배가돼 시공을 넘나드는 공감과 공명이 있는 행사로 추진된다.
자연을 본받아 탄생한 문자는 인류문명사의 원류로 그 역사성과 상징성ㆍ공통성을 간직하고 있고 문자와 함께 발전한 서예는 동아시아의 공통된 자연관과 예술관으로 형성된 후 자연의 원리가 더해져 서예의 예술성이 확장돼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주제를 '자연을 품다(回歸自然 = 회귀자연)'로 설정했다. 올해 새롭게 기획된 탐방 프로그램인 '전북서예 유산의 길을 따라'는 해설사와 함께 전북서예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이같은 흔적들의 일부가 전주시 강암서예관이 자리하고 있는 전북은 예나 지금이나 문향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동국진체를 확립한 이삼만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국가상징공간이자 상설 전시공간으로 사용될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이 순항중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 서예문화진흥을 위해 2019년 시행된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예진흥법 통과를 계기로, 우리 정신문화를 담은 그릇인 서예문화를 진흥‧발전시키기 위한 거점 공간이 건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예인과 서예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전북도는 한국서예 국가적 상징이자 진흥공간인 비엔날레관을 건립키로 하고 중앙 부처와 협의를 시작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세계서예비엔날레에서 수집한 작품이 1,600여 점에 이르지만, 상설 전시공간이 없어 상당수 작품이 수장고에 장기 보관되는 등 서예문화 활성화와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 타개 방안으로도 건립을 추진해왔다.
김제시는 향교 일원에 서예문화전시관을 조성한다. 전북 서예는 김제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재 송일중(1632∼1717), 석정 이정직(1841∼1916), 벽하 조주승(1854∼1903), 유재 송기면(1882∼1959), 설송 최규상(1891∼1956), 강암 송성용(1913∼1999) 등 서예가들은 김제에 근간을 두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창암 이삼만(1770∼1847), 석당 고재봉(1913∼1966), 석전 황욱(1898∼1993), 남정 최정균(1924∼2001), 여산 권갑석(1924-2008) 등은 전북 출신이다. 금산사의 혜덕왕사 진응탑비(보물 제24호, 1111년)가 고려시대의 금석문이며, 창강 조속은 전북 출신이 아니면서도 임피현령을 지냈고, 김제군수로 일하던 때는 이 지역 송일중의 스승으로, 전북서화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가 국내 최초의 금석자료를 수집 정리한 ‘금석청완(金石淸玩)’이 바로 그것이다. 서예 전문 전시관은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찾고,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명품 공간으로 조성,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북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93년 전주 별시는 급제자와 주민이 경기전까지 행렬을 하며 국난극복에 앞장선 전주의 자부심을 주민 참여형 축제다 (0) | 2021.11.17 |
---|---|
전주와 가나자와 전통공예 교류 20년 맞이한 김혜미자 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을 만나보니 (0) | 2021.11.10 |
전주 강당재 (0) | 2021.11.03 |
"전주 한옥마을 전통창호 그늘에서 쉬었다 가세요" (0) | 2021.11.02 |
전주 기령당, 어르신이 서로 교류하는 곳 (0) | 2021.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