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출신 이종철(전 국립민속박물관장, 전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이 기증한 1962년 ‘태권도 도복’에는 젊은 날의 우정과 정직한 땀이 담겨 있다.
이 도복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서울대학교 태권도 동호회 '권우회(拳友會)'에서 수련하며 입던 것이다. 기증자는 학창시절부터 박물관 재직 시기를 거쳐 현재까지도 태권도를 통해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있다.
이는 태권도를 할 때 입는 수련복이다. 상의와 하의, 띠로 구성됨. 상의는 앞을 여며 입는 형태로 앞섶과 깃이 하나의 선단으로 연결됐다. 하의(길이 83, 허리둘레 82)는 바지통이 일자로 내려오는 형태이며, 띠(길이 227, 너비 3.5)는 긴 장방형태로 하단에 '서울大拳友會(권우회)', '李鐘哲(이종철)'이 수놓인 이 도복에는 정의, 노력, 우정 등 그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담겨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19년 기증자료를 모은 ‘기억의 공유(共有), 2020년 기증자료전’를 10월까지 갖는다. 이종철 등 61명이 기증한 1230건의 자료 중 ‘배냇저고리’(사진) 등 90건이 출품돼 상설전시3관 기증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2019년에는 모두 61명의 기증자가 소중한 자료 1,230건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간직한 기증품들은 ‘2020년 기증자료전-기억의 공유(共有)’를 통해 특별한 의미로 거듭나고 있다.
전시회는 기증품에 담긴 사연에 의미를 부여해 3부로 구성했다. 1부 ‘일상을 함께 하고’에는 성장, 살림살이 등 일상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전시한다. 도경재 기증 배냇저고리는 ‘4형제가 함께 입은 배냇저고리’로 특별하다. 1954년 기증자의 어머니가 큰아들 출산을 준비하며 직접 손바느질로 만들었고, 6·25 전쟁 이후 물자가 귀하던 시절이라 1966년 태어난 막내아들까지 4형제 모두가 이 배냇저고리를 돌려 입었다.
2부 ‘즐거움을 나누고’에는 운동과 관련된 자료를 모았다. 이종철 기증 ‘태권도 도복’에는 젊은 날의 우정과 정직한 땀이 담겨 있다.
이 전 관장은 고고인류학과 62학번으로, 1962-1972년 사이 태권도수련을 10년이나 했다. 지지리도 배고픈 지난 대학 시절, 서울 문리대59학번 천문학과 이봉근(중앙일보 과학부장.편집부국장, 죽림온천 전 대표). 법대 61학번 이정윤 전 전주지법 사무국장, 치대 62학번 전북대 치대학장 김오환박사, 치대 62학번 고 성화수치과 원장, 그리고 국가 대표 선수로 전 전북 태권도협회회장을 지낸 유기대 8단 등이 그와 당시에 운동을 했던 인물들의 면면이다.
이 전관장은 “30도가 넘는 혹서기에 퀀세트 건물에서 수련하던 추억 생생하다”면서 “ 운동 끝나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거나 대학로 쌍과부집에서 시래기국에 냉막걸 리가 천하 일미였다”고 했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문리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남대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문화재청 한국민속박물관 학예사로 시작해 문화재연구소 연구관,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전주박물관장, 국립민속박물관장,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 등을 역임했다.
3부 ‘기억을 간직하다’는 근현대의 다양한 기억과 기록의 과정, 이를 소중하게 간직한 실생활 자료들로 꾸몄다. 심원섭 기증 ‘야학부’(夜學簿)는 기증자의 할아버지가 1939년 12월부터 1940년까지 ‘정암야학회’를 운영한 기억을 담고 있다.
1964년 첫 기증을 시작으로 60년 가까이 총 1,311명이 53,151건의 자료를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였고, 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생활문화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표 생활사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종철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기증’으로 이어진 소중한 인연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개인의 삶이 담긴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관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기증’으로 이어진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며, 생활의 작은 흔적과 기록에도 주목, 시대의 생활상을 섬세하게 복원하고 전승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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