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이기전 대표이사 취임식이 9일 오전 11시 전북예술회관 2층 미리내에서 열렸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 해 말 전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이후 5개월 째 수장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다. 막대한 행정적 손실이자 재단의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진행에도 큰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았나.
그는 취임식을 통해 “출범 5년 차에 접어든 재단의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해 전문 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지역 예술인들과 도민의 문화 향유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문화에 대한 현실 참여와 도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대, 문화예술의 기본 동력인 예술인의 복지 향상과 사각지대 예술인들의 콘텐츠 협약 및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문화예술관광을 이끌어갈 인재육성과 인적 동력원 구축, 일반적 기부가 아닌 기업과 문화예술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사업 프로젝트를 비롯, 자체적 재정확보 방안 등 비전을 힘주어 말했다. 도민의 삶과 문화, 관광을 잇는 노둣돌을 놓겠다는 그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로서 한마디만 해달라
가장 전통적이고 가장 한국적인 전라북도에서 태어나 지역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느끼며 성장해 온 제가 예술가에서 지역의 행정가로 거듭 나게 되니 그 어깨가 무겁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새끼와 어미가 동시에 안팎에서 쪼아야만 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자세로, 도민과 예술인의 욕구와 기대 그리고 재단의 노력이 서로 한 지점에서 만나 그동안의 틀을 깨고 새로운 문화·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재단의 중점 운영 방향은
재단은 올해 출범 5년차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의 재단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립도 강화에 노력하겠습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 설정을 통해 재단의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하여 전문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독창성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미진했던 관광분야의 예산 확보 및 인력 충원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관광에 대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문화에 대한 현실 참여,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예술인의 복지와 권리 향상,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의 문화·관광 융·복합, 메세나를 통한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생 등 중점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관광분야 어떻게 살릴 것인지? 특히 임기 내 중점 사업이 있다면
관광의 본질은 문화적 요소에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이미 다양한 문화자원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가진 것을 잘 가꾸고 변화의 시도를 통해 잘 살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지역의 가야문화, 서해안의 낙조 풍경, 진안과 무주 고원의 먹거리 문화 등 많은 문화자원을 체계화하여 관광 상품화 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지역의 서해안은 이탈리아 반도국가와 비교했을 때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카프리 섬에서 폼페이 해안, 소렌토로 이어지는 풍경 못지않게 서해안의 선유도와 장자도 그리고 관리도, 방축도, 명도, 말도로 이어지는 섬 풍경은 자연이 빚어낸 그 자체가 작품입니다. 또한 줄포 생태공원, 격포 채석강, 위도까지 연결되는 코스, 곰소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볼 수 있는 서해안의 낙조는 그야말로 그 자체가 건물 없는 뮤지엄입니다. ‘한국의 카프리’, ‘한국의 나오시마’가 되도록 섬 관광을 상품화하여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예술가에서 예술 행정가로서의 재단,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예술의 범위는 한계가 없고 무궁무진하지만, 행정은 그 경계선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틀 안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앞으로 대표로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나 예술가로서 살아오면서 현장에서 예술인들에게 가장 실질적이고 필요한 행정이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미술관장으로 근무하면서 기획단계에서부터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업 수혜자의 경험과 시·군의 크고 작은 사업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경계선을 분명히 들여다보며 행정에 녹여나가겠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들을 명확히 파악하여 가장 현실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겠습니다.
△청년예술인에 대한 대책 또는 대안은 있나?
문화예술 정책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문화주권 실현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세부적인 예술인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도내 예술인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북도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안정적인 직업으로 정착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모색하여 지역의 청년예술인 활동 영역을 넓혀 외부로의 유출을 막겠습니다. 그리고 지역 청년예술 인재 육성 및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겠습니다.
△코로나19 관련, 변화된 시대에 맞는 사업 추진 계획은?
전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문화예술분야는 전시, 공연, 행사, 축제 등의 취소와 연기로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문화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도입한 새로운 문화 향유의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사업들보다는, 종류는 다양하고 소그룹 활동으로 이어지는 다종, 소량, 완판의 개념으로 가야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4차 산업시대에 따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혼합현실(MR)의 문화·관광 융복합, 새로운 콘텐츠 발굴, 미래 인재 육성 등 코로나19 이후의 문화·예술·관광 변화에 맞는 온라인 기반 콘텐츠 개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이기전 대표가 걸어온 길
1955년 생으로 전주 중앙 초등학교와 전주 영생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미술학과(서양화 전공) 및 동대학원 미술학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고향은 풍남동 근처로 유년시절을 오목대 중턱에 있는 집과 한옥마을을 오가며 전주의 가장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과정을 지냈습니다. 중앙에서는 사단법인 목우회[미술단체 (2009~2017)] 이사장을 8년 간 역임하며 우리나라 구상미술의 발전과 신진작가 발굴에 기여하였고, 지역에서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객원교수로 재직 중에 있고 몇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습니다. 또 5년 동안 삼례문화예술촌 VM아트미술관 관장(2013~2017)을 역임하며 도시재생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이후 사립으로 전주 현대미술관을 직접 기획하여 개관하였고 관장을 역임(2018. 12.~2020. 5.)하며 지역 청년작가의 전시 참여 기회를 넓혀왔습니다./이종근
'아름다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현대미술관, 기획전 '포스트코로나시대 미술,재앙을 넘어서' (0) | 2020.07.13 |
---|---|
성준숙명창,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적벽가’ 완창 (0) | 2020.06.23 |
전북 설화 조사해 책 펴낸 국문과 학생들 '화제' (0) | 2018.05.28 |
여태명,남북정상회담 글귀휘호 (0) | 2018.04.29 |
28회 스물여덟번째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0) | 2018.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