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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용담

[29]고내미고개




진안군 11개 읍면을 이어주는 주요 고개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는 구신치·정천치·송림치·절티재·새질너미재·대목재·싸리재·절연재·고내미재 등이 있습니다. 진안의 주 교통로는 역시 전라도 감영이 있는 전주 지역과 연결되는 길이었습니다. 진안읍~전주 간 도로는 지금의 국도 26호선과 거의 같은 길이다. 재를 넘으려면 부귀면 세동리 덕봉 마을에서 곰티재를 넘어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신촌 마을로 가거나, 세동리 적내 마을에서 적내재를 넘어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삼중리 솔정이 마을로 가는 길을 이용했습니다.
  진안읍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전주로 가는 길과 다릅니다. 진안읍에서 서울을 가려면 고산현(완주군 고산면)을 통하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었습니다. 진안읍에서는 부귀산을 넘어 부귀면 궁항리 신촌 마을에서 황새목재를 거치면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황조 마을에 이릅니다. 사봉리에서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를 거치면 고산면에 이릅니다. 고산면에서 연산(논산군), 진잠(공주와 대전 사이)을 지나면 지금의 대전광역시 부근으로 호남과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인 회덕(懷德)에 이르게 됩니다.

  진안읍 단양리에는 단령역(丹嶺驛)이 있었습니다. 이 단령역에서 진안읍 구룡리 예리구미를 거쳐 물곡리와 오천리를 지나면 방골재를 넘어 장수 지역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진안읍과는 달리 백운면·성수면·마령면에서 전주 지역으로 가는 길은 입지에 따라 다릅니다. 백운면에서는 마령면 덕천리 널재(板峙)를 넘어 전주로 향합니다. 성수면에서는 중길리 골짜기를 지나 만덕산 오두재를 넘어 완주군 소양면 월상리로 넘어가면 전주에 빨리 닿을 수 있었습니다.
마령면·성수면에서 임실 지역으로 가려면 진안읍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은 길을 사용하지만, 백운면에서 임실 지역으로 가려면 남계리 오정 마을을 거쳐 대웅개재(대운치)를 넘어 임실군 성수면으로 가는 길이 빠릅니다.
성수면 좌포리에서는 외궁으로 나가기보다 서쪽의 말궁글재를 넘어 관촌면 회봉으로 가면 임실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용담 지역에서는 전라도 감영이 있는 전주 지역으로 향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먼저 주천면 대불리 진등 골짜기의 싸리재를 넘어 완주군 동상면을 거쳐 고산에 이르는 길이 있습니다. 이는 고산에서 전주 길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반일암의 험로와 싸리재가 버티고 있어 좋은 길은 아니다. 고산으로 가는 경우에만 이 길을 이용했을 터입니다. 보통 용담 지역에서 전주 지역이나 진안 지역으로 가려면 용담현 남쪽에 있는 달계역(達溪驛)을 거쳐 고내미재를 이용했습니다. 고내미를 넘어 정천면 모정리·갈용리·봉학리를 거쳐 월평리에 이르러 부귀면 두남리로 향합니다. 두남리에서 수항리·거석리·신정리·세동리를 지나면 진안에서 전주로 가는 길과 합쳐져 여기에서 곰티재, 또는 적내재를 이용하면 됩니다. 용담 지역에서 진안 지역으로 가려면 월평리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대목재를 넘으면 됩니다.
고내미재는 정천면과 용담면을 잇는 고개입니다. 1997년 어르신이 우마차를 갖고 고내미고개를 지나고 있습니다. 하늘로 담배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그는 충남 금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당시엔 집집마다 소달구지가 있다.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었으며, 주민들은 소달구지를 ‘우마차’라고 부릅니다. 이 소달구지는 1년 내내 사용했습니다. 개발을 거부하고 재래식 건물에서 살며 우마차를 끌고 다녔던 진안 사람들.
그래야 행복한 사람들. 영화 ‘워낭소리’는 영화에서 노인의 부인, 즉 할머니의 대사는 우리네 어머니의 일생을 충분히 반영해 줍니다. ‘내가 이사람 만나서 일하느라 뼈가 빠졌다. 아이고 내 팔자야 .... 소는 아낄줄 알면서 나는 소처럼 부려먹는구나...’ 등의 독백은 우리 어머니의 모습과 너무 흡사합니다. 그러고도 읍내 사진관으로 영정사진을 찍으러 가서는 남편에게 웃으라고 농을 건네는 그런 넉넉함이 우리네 어머니였습니다. 아버지가 가족들의 생계를 명제로 전장에 임하면 우리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때로는 농부로 , 주부로, 그리고 어머니로 인간이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안락의 욕구를 포기한 채 살아갔습니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그랬습니다. /글=이종근 기자·사진=이철수 용담호사진문화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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