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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새통

고창한국지역독서전에 가보니

 







이종근





“기록은 민주주의입니다. 수원시는 시민과 함께 다양한 기록 활동을 하며 시민이 시정의 참여자이자 주인인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11일 고창군 책마을해리에서 열린 ‘제3회 고창한국지역도서전’에서 ‘기록의 도시, 인문학의 도시 수원’을 주제로 강연했다. 염시장은 “기록은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고, 변화를 이끄는 정서적 근거”라며 “백서는 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고, 사업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기록관’ 건립 계획도 밝혔다. 그래서인가 악수를 하는데도 뜨거운 힘이 묻어났다.
 제3회 고창한국지역도서전은 9~12일 책마을해리에서 열렸다. 고창에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마을이 있다. 이름하여 책마을해리다. 책해리마을은 폐교에서 작가를 길러내는 마법 학교로 바뀌었다. 책을 읽고 책 만드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2년 폐교된 학교에 문을 열었다.  ‘해리’에는 ‘해리면’이라는 마을 위치와 ‘해리포터’의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이대건촌장은 "책마을해리는 독자로 세상을 읽어왔던 사람들이 생산자가 돼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만들어 보는 공간"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행사는 지역출판문화 활성화와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지역출판인과 연구자, 독자들이 한데 어울리는 행사로, 책만 파는 도서전이 아닌, 오랫동안 가꾸어져 온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자리가 되었고,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나누는 자리로 꾸려졌다”고 했다.
 전국 지역출판인들의 모임인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수도권 중심, 자본과 시장에 치여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지역출판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에 이어 이번에는 고창에서 한국지역도서전을 마련했다.
 올해 도서전 주제 ‘지역에 살다, 책에 산다’는 살림의 지역생태계, 살아나는 지역 출판생태계를 화두로 삼았다. 지역이 살아나는 데 바탕은 책의 살림, 출판생태계의 건강한 살림이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온 나라 지역책에 산다’는 전국 지역출판사에 출간한 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제주는 물론 광주,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온 사람들로 넘쳐났다.
 특히 고창, 순천, 곡성, 칠곡, 부여, 제주 ‘할매들’의 삶의 기록들을 모아 전시하는 ‘할매작가 전성시대전’가 눈길을 끌었다. 교사들과 청소년들이 엮어 내어놓은 출판전시 ‘학교출판전’과 ‘지역에도 어린이책, 그림책이 산다’는 지역과 지역출판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형극, 책 만들기 등을 하는 ‘어린이 책놀이마당’과 ‘한지 활자 출판체험’, 책 관련 영화를 보고 즐기는 ‘책영화제’, ‘갯벌영화상영’도 준비됐으며, 고창군 거리 곳곳에는 책 관련 수공예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북앤 굿즈’도 열렸다.
 11일 오후엔 한국지역출판대상 시상식과 수상작 발표회, 한국지역출판인의 밤(한국지역출판연대 총회), 작가초청 강연회 등 지역출판문화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열렸으며, 유기상 고창군수, 염태영 수원시장, 이대건 집행위원장(책마을해리촌장, 기역출판사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고창선언을 가지면서 ‘지역 출판이 곧 한국의 미래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3시에 열린 고창작가 낭독회엔 영선종고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등이 펼쳐진 가운데 이형복, 박종은, 이종근, 이성수, 김근작가의 낭송회가 열렸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이번 한국지역도서전은 인문학 도시 한반도 첫수도 고창의 지역사회와 전국의 지역출판 문화가 소통하는 중요한 행사였다”며 “축제 기간 농촌마을 전체가 도서관이 되는 신선한 경험에 빠져 보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