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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조각배 서신

그대여, 오늘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당신 닮은 옥색 한지를 샀습니다.

 내맘 가득 담은 종이 위에 물길 트이고 소슬한 바람도 살랑살랑, 고향의 골목이 사라진 지금 삶이 소살거리는 이곳에 마실을 나왔습니다.

 싱그러운 온고을 쥘 부채 하나 손에 쥐고 고샅 어귀에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이 조그만 조각배 서신에 살듯한 정을 담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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