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도 1주일 여가 지나갔지만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언론의 오보와 선정적인 보도, 악성루머까지 퍼지며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언론보도가 결국 미디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집단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트라우마 (trauma)’ 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외상성 상해라고 부른다. 암과 같은 질환으로 우리 몸의 내부에서 발생해서 생기는 병이 아닌, 주로 그 원인이 외부에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단어가 되어 통상적으로 사용되지만 트라우마는 일반적 의학 용어의 뜻과 의학의 한 분야이지만 정신의학의 뜻은 조금 다르다. 의학적 뜻은 ‘외부의 강제 혹은 사고에 의해서 발생하는 몸의 상해나 충격을 뜻한다. 즉, 원인은 외부에 존재하지만 실제 그 피해가 우리 몸에 가해지는 모든 것을 트라우마라고 부르며, 선박, 교통사고나 상해, 총상 등을 포함, 모든 사건 사고에 의한 총괄적인 내용을 트라우마라고 부른다.
이번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극단적인 슬픔과 분노는 온 사회로 퍼져서 사람들의 마음을 할퀴고 있다. 감정은 전이된다. 감정에는 행복이나 즐거움처럼 긍정적인 감정도 있고, 공포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있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그 전파 속도가 훨씬 빠르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은 망각’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뇌가 자기 보호를 하기 위해 방화벽처럼 기억을 차단하기도 한다. 그렇게 흘러가야 산 사람은 살 수 있고, 90%는 평소 생활로 돌아온다. 10% 내외만 정신적 후유증이 남는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내 일’처럼 느끼고 있다. 지금은 각자가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차분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망가진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이같은 합리적 접근이야말로 국민을 가장 확실하게 안심시키고 2차 트라우마를 예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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