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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봉수대에 다시 불을 지피워라

 횃불과 연기를 이용, 급한 소식을 전하던 옛날의 통신 수단 가운데의 하나인 봉수대가 사라져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욱이 원형이 100% 보존된 곳 한 곳도 없는데다가 전북 도내에 산재한 100여 개 봉수대 가운데 단 2개만 문화재로 지정돼 있을 뿐 대부분이 사라져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봉수대가 묘, 또는 헬기장 등으로 사용되면서 흔적마저 가물가물  가운데 더러는 학술적 고증을 거치지 않고 복원되면서 원형이 훼손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봉화는 ‘봉수’라고도 하며 봉(횃불)과 수(연기)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전통시대의 연락 방식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봉화대는 중국 만리장성과 같이 주로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접근이 어려운 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부안의 월고리 봉화산 봉수대는 정상부에 원형의 평탄한 대지가 남아있었지만 오래 전 ‘해넘이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일부 훼손됐으며, 군산 점방산 봉수대는 모두 훼손돼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이뿐이 아니다. 군산 사자암봉수대는 군사시설이 들어서면서 완전히 흔적을 잃어버렸으며, 무주 매방재산 봉수대는 이미 오래 전 헬기장으로 조성돼 사라지면서 관련된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다. 김제의 봉화산(烽火山)은 정상에 봉화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주춧돌과 자연석으로 쌓았던 담장의 흔적이 뚜렷하지만 당국이 이를 본체만체하고 있다.
 부안의 계화산 봉화대에 오르면 조금은 힘이 들지만 올라가면 툭 터진 계화간척지와 새만금의 넓은 땅을 볼 수 있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뿌듯함과 상쾌함이 압도하지 않나. 따라서 부안군이 축제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봄직하다.  또, 새만금 일대에 모두 17개의 봉수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술적 고증을 거쳐 복원 작업을 하고 등산로를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관광자원으로 , 독특한 콘텐츠로 각광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특히 요즘처럼 각 지자체마다 '걷고 싶은 길'이 속속 들어서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문화관광적인 측면에서도 효용이 상당히 클 것 같다.  이제라도, 관계 당국은 시급하게 봉수대의 실태를 파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꺼진 불씨를 다시 지피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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