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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조선왕조실록 복본전시회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에서는 5월 19일 ~ 6월 10일까지 ‘복본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는 전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본인 전주사고본 실록(태조~명종) 총 614책을 복본한 사업의 결실이다. 그리고 전주는 임진왜란 중 유일하게 실록을 지켜낸 고장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 수호의 고장, 전주’를 널리 알리고, 일반인들에게 실록의 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특별전이 갖는 매력은 국보 제151호(1973년 지정)이면서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을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조선왕조실록?이 어떻게 편찬되었으며, 그 모양과 내용이 어떤지, 어떤 과정 속에서 실록이 지켜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모든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철종대까지 총 25대 472년간 조선의 역사를 연·월·일의 순서에 따라 기록한 것으로 총 888책(1,893권)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책이다. 여기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을 비롯해 천문·풍속에 이르기까지 조선사회의 제반 모습이 총망라되어 있어 매우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국왕의 승하와 함께 시작되는 『조선왕조실록』은 정확성과 공정성에 중점을 두어 초초(初草)-중초(中草)-정초(正草)의 3단계를 걸치는 편찬과정을 갖는데, 편찬된 실록은 2~3년에 한 차례씩 포쇄(曝曬)을 하여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조선전기의 실록은 모두 감색 비단을 이용하여 표지를 제작하였는데, 임진왜란 이후 전주사고본을 토대로 제작한 실록의 경우 감색 비단과 황색 장지의 두 가지 형태의 표지로 제작되었다.

 

이번 특별전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조선왕조실록』이 지닌 역사적 가치는 물론 여기에 담긴 다양한 기사를 통해 국왕의 일상과 당시 사회상을 잘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록의 역사성, 실록의 편찬과정, 실록의 보관과 관리, 실록을 보관한 사고의 변천과정, 실록 복본의 의미 등으로 구분하여 전시를 구성하였다.

 

특히 전시된 『태조실록』을 통해 이성계의 됨됨이와 시조인 신라 사공 이한으로부터 전주의 명망 있는 집안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왕실의 근원을 분명히 하고 개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태조어진을 전주에 봉안했다는 태종 10년의 기사와 전주에 사고를 짓고 실록을 옮겨 보관하기 시작했다는 성종 4년의 기사를 통해서 전주가 갖는 문화 정체성을 찾아 볼 수도 있다.

 

전주는 조선왕조의 본향으로서 왕실의 정통이 서린 곳이다. 이러한 문화적 자부심은 임진왜란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실록을 지켜낼 수 있었던 근원이 되었다. 태인의 선비 손홍록(孫弘祿, 당시 56세)과 안의(安義, 당시 64세), 관리 오희길 등은 왜적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 수직(守直)의 어려움을 마다 않고 실록과 어진을 무사히 해주까지 운반하였다. 실로 조선전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승될 수 있었던 기적과도 같은 일 이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조선왕조실록』을 곁에서 감상하고,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지켜낸 전주정신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조선왕조실록』의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통해 ‘실록’이라는 방대한 역사서에 담긴 우리의 우수한 민족성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