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 나옹이란 스님이 계셨습니다. 공양시간이 되어 상추를 들고 개울로 씻으러 나간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록 돌아오지를 않아 대중들이 공양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개울로 가서 보니 나옹은 상추 씻는 것을 그만두고 가재들과 노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상추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 씻어 가져다가 대중들이 공양을 하고 나서 천수물을 거두는데, 아차 나옹은 천수물 그릇을 장판방에 다 엎어 버립니다. 이때 대중들은 물을 한덩이로 모아 내던지는 어린 나옹의 모습에 놀라 조금 전까지 나무라던 생각을 돌리게 됐구요. 바로 이때 큰 섬돌 위에 글자 한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주 선명하게, 분명하고 밝은 글씨로 ‘마음 심(心)’자 말입니다. 그뒤로 스님들은 어린 나옹을 함부로 대하지 아니했음은 물론 스스로 용맹정진을 해 큰 스님이 되었습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나쁜 친구가 어디에 있으며, 좋은 친구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대의 마음을 열면, 모두가 친구랍니다. 욕망이 많은 자는 불행할 것이며, 마음을 비우는 자는 지혜가 열리나니, 그대의 마음을 어디에서 찾을 손가.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마음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헤맨답니다. 사랑의 눈으로 마음의 문을 열면 세상은 더욱 더 넓어 보입니다. 아니, 세상은 아름답게 보입니다. 행운은 행복을 끌고 다니고, 불운은 불행을 끌고 다닙니다. 하지만 행운과 불운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좋은날’ 하고 큰 소리로 외쳐보세요. 그리고 가슴을 펴고 당당히 앞만보고 걸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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