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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진화

전북, 세계 문화유산 성지

 

 


  2010년 ‘호랑이의 해’에는 전북이 세계유산의 성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임실농악과 이리농악 등 농악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전북도는 도 지정 문화재인 선자장(부채 만드는 장인)과 매사냥을 세계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과 전북도에 따르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리호남우도농악과 임실필봉농악 등 5대 농악을 지난 8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 목록 등재를 신청한 5대 농악은 ‘진주 삼천포 농악’(제11―가호), ‘평택 웃다리 농악(제11-나호), ‘이리 호남우도 농악’(제11―다호), ‘강릉농악’(제11―라호), ‘임실필봉농악’(제11―마호) 등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장구춤, 환갑잔치, 학춤, 널뛰기 등을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무형문화재)’에 세계무형유산에 등재시키고 뿐만 아니라 농악무(상모무 걸립무), 널뛰기, 그네타기, 퉁소 음악, 만담(삼노인, 三老人), 전통혼례, 민족악기 제작 기예, 전통복식도 자기네 문화유산에 포함시키는 등 동북 공정과 관련돼 있어 한국 농악의 등재 여부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의미하는 대표목록 등재 여부는 내년 9월께 결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농악을 따로따로 등재를 신청한 것이 아니라 5대 농악을 하나로 묶어서 한 것” 이라면서 “결과는 내년 9월께나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선자장과 매사냥을 세계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를 신청했다. 유네스코가 갖고 있는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서류를 제출했기 때문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등재의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매사냥의 경우 세계 11개국이 한꺼번에 등재 신청을 해 세계무형유산이 될 확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네스코는 2001년부터 격년제로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 프로그램을 실시해 국가별로 구전 및 무형유산 등재 신청을 받아 지정해왔지만 2006년 무형유산보호협약이 발효되면서 각국별 신청 건수를 제한하지 않고, 신청된 무형유산은 대부분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해주는 쪽으로 심사 기준을 바꾼 ‘대표 목록(Representative List)’제도를 도입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는 새 프로그램이 시행된 첫 해로, 22개국이 무형유산 76건을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 올렸고, 이 가운데 처용무 등 한국 무형유산 5건이 세계무형유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한국은 당초 조선궁중음식을 포함한 6건을 등재신청했으나 이것이 목록에 오르면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전 자문회의에서 탈락했다. 그렇게 되면 전북은 지난 2003년에 등재된 판소리에 이어 4건의 세계무형유산을 보유하는 문화유산의 성지가 된다.
 한편 익산역사유적지구 등 문화유산 7건과 자연유산인 창녕 우포늪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 8건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신규 등재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국보급 사리장엄이 발굴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익산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으로 선정된 것이다. 익산역사유적지구에는 ▲왕궁 유적 ▲능묘 유적 ▲사찰 유적 ▲관방유적 ▲마한유적 등이 있으며 각각의 유적별로 백제왕궁터와 익산쌍능(무왕릉, 왕비릉), 입점리 고분, 미륵사지, 익산토성 등 국보와 보물 40여 점이 포함돼 있는 등 컨텐츠가 풍부하다는 점이 차별성으로 꼽힌다.

 

 

그러나 잠정 목록에 올라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수년이 걸리는 등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최소 1년 전에 유네스코 사무국의 심사를 거쳐 잠정 목록으로 등재된 유산에 대해서만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자격을 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익산역사유적지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내년 2월, 유네스코에 신청을 내게 되며 2-3년 간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되게 된다.

 


 이들 문화재가 세계무형유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다면 국내, 외로부터의 관광객이 크게 증가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추가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지역의 계획과 관리를 향상시킬 수도 있고, 세계유산기금(World Heritage Fund)으로 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도 받을 수 있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