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1992년부터 추진하는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현지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일본에 있는 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 소장 한국 가면(탈)을 현지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일본 와세다대학 쓰보우치박사기념연극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로 발간했다.
와세다대학 쓰보우치박사기념연극박물관은 1928년 10월 설립된 박물관으로 연극학자이자 극작가인 쓰보우치 쇼요(1859~1935)가 ‘세익스피어전집’(전40권) 완역을 기념, 여러 유지의 도움을 받아 설립한 곳으로 일본 연극 연구의 메카 역할을 한 곳이다.
특히 연극박물관 소장 한국 가면은 모두 백여 점에 이르는데, 최근 구입품이나 복제품을 제외하면 일제강점기인 1930·40년대 제작, 기증된 것이 학술적으로 중요하다.
중요 기증자는 1935년 산대 계통의 가면을 기증한 정인섭(鄭寅燮,1905~1983), 1939년 별산대 계통 가면을 기증한 후지모토 히로야스, 1943년 해서탈춤 계통의 가면을 기증한 후지이 모토코가 이들이며,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가면 역시 이들 가면이 중심인 66점의 한국 가면이다.
우리나라 가면은 가면극에서 특정 인물을 의인화한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춤, 노래, 대사 등을 요소로 짜여진 완결된 연극적 구조를 갖는 가면극의 핵심적 요소로, 해당 가면극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중요한 아이콘이다.
가면이 갖는 조형적 특징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면극의 변화, 각 인물이 갖는 사회적 해석, 가면극의 변화 양상 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로 만든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가면을 제외하고는 바가지에 종이를 덧씌워 만들고, 사용 후에는 태우는 탓에 남아 있는 오래된 가면이 극히 적다. 일부 전하는 것도 하나의 세트를 이루는 것은 없고, 단편적이 몇 점씩 남아 있어 전체적인 가면극 양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면 유물’의 수는 충분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 소장 가면 유물은 수량과 다양성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보고서의 발간으로 우리나라 가면극이 중요한 고비를 맞이하는 1930-1940년대 한국 가면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며, 이는 한국연극사 뿐만 아니라 한국가면극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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