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 왔으면 반드시 먹고 가야 할 보양식이 있는데, 바로 추어탕이다. 남원추어탕의 특징은 ‘미꾸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미꾸리는 미꾸라지와 엄연히 다른 민물고기다. 몸통이 약간 둥근 것이 미꾸리이고, 세로로 납작한 것이 미꾸라지이다. 광한루원 일대에 조성된 추어탕 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남원추어탕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남원시가 6일까지 미꾸리 양식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미꾸리 공유양식 플랫폼’ 입주자를 모집한다. 이 사업은 남원 미꾸리의 안정적인 대량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특화 산업 육성을 통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시는 그동안 축적해 온 미꾸리 실내 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관내외 수요에 대응하는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7년 해양수산부 내수면양식단지조성사업에 공모해 사업비 70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주생면 중동리 일원에 4헥타르 규모의 내수면 양식단지 부지 조성 사업을 추진했으며 2024년 사업을 완료했다.
국내 추어탕 원료의 95%는 중국산 미꾸라지다. 나머지 국내산도 중국산 치어를 들여와 국내에서 3개월 이상 키운 미꾸라지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이에 시는 미꾸리에 주목했다.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같은 ‘미꾸릿과’에 속하지만, 형태·서식지 등이 다른 종이다. 뼈가 억세고 식감이 거친 미꾸라지에 비해 미꾸리는 뼈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미꾸리의 몸은 대게 10~17cm로 가늘고 길며 미꾸라지(20cm 이상) 보다 작지만 맛은 더욱 구수해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과거 남원은 섬진강 상류 지역의 특성상 미꾸리가 많이 나와 이를 원료로 추어탕을 끓였다는 기록도 있다. '동국문헌비고' (1770)엔 남원읍내장에 관한 기록이 있는 문헌으로, 남원 추어탕이 '미꾸리'를 주재료로 사용, 고유한 특징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문헌 자료이다.
남원 지역 주민들은 가을 추수가 끝나면 겨울을 대비해서 보양 음식으로 살이 통통히 오른 미꾸리나 미꾸라지를 논두렁이나 수로에서 잡아 시래기와 함께 끓여 먹었다. 같은 추어탕의 재료로 쓰이나 원통형의 몸으로 동글이로 불리는 미꾸리가 몸이 옆으로 납작하여 납작이로 불리는 미꾸라지보다 맛이 좋다. 가을철에 서민들이 주로 먹던 추어탕이 사계절의 보양 음식으로 이해되면서 남원 향토음식이 됐다. 또한 지리산에서 나는 산채와 토란대, 고랭지 푸성귀를 말린 시래기와 각종 나물, 남원 추어탕에 들어가는 향신료 초피를 쉽게 구할 수가 있어 남원은 추어탕 문화가 발달할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남원에서 추어탕이 상업화된 것은 1950년대로 섬진강 하류 하동 출신의 서삼례가 1959년 요천가 광한루원 주변에 억새풀집 지붕을 얹고 ‘새집’이란 추어탕집을 내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인근에 추어탕집들이 생겨나며 남원 추어탕은 음식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추어탕 거리는 전국적인 향토 음식의 거점 지역으로 인정받으며 2012년 음식테마거리로 지정됐다. 현재 남원에는 50여 개의 추어탕 음식점이 분포해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자연산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귀하고 남원산 미꾸라지 양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옛 문헌에 나온 미꾸라지 조리법을 계승하면서 젊은 층도 선호할만한 음식으로 발전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며 남원 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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