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산가(治産歌), 상사별곡, 홍규권장가 등과 소고당(紹古堂) 고단(高端, 1922~2009)의 내방가사(內房歌辭)가 전북에 전하고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안타깝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1일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와 내방가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와 내방가사는 지난 9월 1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 대상으로 각각 선정됐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는 '말모이'(1911∼1914) 1책과 '조선말큰사전'의 원고(1929∼1957) 18책을 아우르는 기록물이다.
이 기록물은 모국어를 보존하고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모국어 운동의 산물로서, 한자 중심에서 한글 중심으로의 언어생활 변화와 문맹 퇴치, 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내방가사'는 ‘여성의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여성들의 모임에서 필사되며 전승된 여성 고유의 한글 문학이다.
이번 등재 신청 기록물에는 1794년에서 1960년대 말까지 여러 세대의 여성들이 창작하고 향유한 가사 567점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한국국학진흥원이 85개 소유자로부터 기탁받아 관리 중인 292점과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226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경북대학교 도서관,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한국가사문학관, 예천박물관, 상주박물관, 김해한글박물관 등 7개 기관이 참여, 49점을 함께 제출했다.
전북에 전하는 내방가사 치산가(治産歌)는 재산을 늘려 집안을 일으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 작품이다. 상사별곡은 사별한 남편에 대한 연모의 정이 곡진할 뿐 아니라 상사(相思)의 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산천을 유람하는 기행형을 취하고 있다.
홍규권장가는 여자로 태어난 한 많은 자신의 삶의 사연을 들어보고 후세에 경계 삼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소고당(紹古堂) 고단(高端, 1922~2009)은 한국 규방가사의 맥을 이는 인물로 2003년 시인의 고향인 장흥 내평마을과 2007년 정읍 산외의 산외중학교 교정에 ‘소고당 가사비’가 세워졌다.
'소고당(紹古堂)'은 '옛것을 이어간다'는 의미이며, '소고당 가사집(상.하) 등 공저를 포함 4권의 가사집을 펴내면서 우리나라 규방가사의 맥을 이은 인물이다.
충민공 김회련의 후손이자, 항일인사 김영상(1836~1911) 등으로 이어지는 충절의 전통을 간직한 정읍 산외면 평사리 도강 김씨 종손 김환재선생에게 1940년 출가, 1976년 소고당가를 창작, 친정과 시가의 역사·가풍을 노래하며 후손들에게 교훈을 전하고자 했다.
여성의 생활과 내면을 담은 규방가사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지역·가문의 역사와 시대 의식을 반영하여 근현대 가사문학의 명맥을 잇는 작품이다.
시댁의 지명을 딴 '산외별곡'은 작품의 백미라는 평가다.
가사엔, 소고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무쇠 화로에 불 담아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조기를 굽고 붕어조림, 무김치도 곁들인다고 나온다. 또 점심때면 푸성귀 겉절이와 돼지고기를 소담하게 담고 새우젓을 함께 내고 홍어찜, 낙지회, 도토리묵과 메밀묵, 마늘산적을 안주로 삼고 모과주와 과하주를 더하면 흥이 돋는다고 했다.
봄이면 수수와 기장을 넣어 별미밥을 짓고, 쑥부쟁이와 머위를 양념해 차려내고, 여린 쑥으로 절편을 찌고 진달래 화전의 봄맛으로 손님을 치른다고 했다. 가을이면 수시감과 파라시가 좋고, 붕어와 피리가 일미라고 하고 겨울이면 화로에 구운 쑥떡을 조청과 함께 내고, 홍시와 건시, 식혜, 강정, 산자, 엿으로 손님을 대접한다고 했으니 ‘전라도 음식별곡’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작촌 조병희 선생은 '소고당가'를 두고 ‘규방의 정든 가락’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북의 내방가사는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정책과 김유내 주무관은 "한국국학진흥원 자료 292점과 국립한글박물관 자료 226점과 그외 7개 기관의 49점 등 9개 기관이 참여해 등재 신청이 진행됐다"면서 "소고당 고단의 작품 등은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 목록 등재신청서의 목록에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와 내방가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UNESCO Executive Board)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에 등재된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을 비롯, 올해 4월 등재된 산림녹화기록물과 제주4·3기록물을 포함해 모두 20건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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