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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하가로, 전주 기린미술관서 개인전

서양화가 하가로가 23일부터 31일까지 전주 기린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나의 일기(My Diary)'를 주제로 2013년 9월에 그린 '이사오는 날'을 비롯, '눈물', '우리 함께', '웃자', '봄' 등 작품을 선보인다.
"여기는 새로 이사 온 우리 집이야. 누군가에게는 잠시 멈추어 한숨 돌리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한마음으로 함께 응원하는 곳이 되기도 했어.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 둘 이사를 가고
결국 모두 떠나 버렸지. 그리고 모두 완전히 사라져 버렸어. 나는 꿈을 꾸고 있어. 이사 오는 꿈. 나 같은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으로"
'이사 오는 꿈'을 을 다 보고 난 뒤, ‘아, 우리가 잊고 있던 게 있구나!’ 생각하면서 우리 주변을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매일 함께 하던 일상이라도 여행의 풍경이 되어서야 보이는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눈을 돌리면 그곳엔 파아란 하늘과 떠다니는 하얀 구름, 길가에 핀 향기로운 꽃들과 손 흔들며 인사하는 나뭇잎들, 그 위에서 신나게 지저귀는 새들과 밤이 되면 들리는 풀벌레들의 울음 소리가 있다. 네모난 하얀 친구와 나는 즐거운 수다중이다. 나의 작업은 모든 순간이 행복 여행이다. 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의 문이자 즐거움이다. ‘나의 그림일기’를 정리하며 든 생각은 거친 세상 살아 내기를 견뎌온 내가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작가는 현재 81세로 '동양의 피카소' 하반영화백의 7남 3녀중 장녀이다. 전주중앙초등학교 4학년떼 이승만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조기에 그 예능을 인정받은 천재이었다. 전주여중 1학년과 3학년, 그리고 전주여고 3학년때 개인전을 열 정도로 온 가족이 그림에 열정과 관심이 깊었다.
이는 고인이 된 하반영선생의 뜻이 밑바탕이 됐다. 고등학교때 하반영 선생이 그림 숙제를 내고 작가 나름대로 열심히 그렸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당에 그림을 던져버리기 일쑤였다고 회상한다.
하가로 작가의 그림의 특징은 첫째로 색을 혼합하지 않는 원색 작품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일반적으로 소재가 단순하다는 점이며, 셋째로 나름대로 비밀스러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샤갈을 흠모한 작가는 “자연을 기반으로 창조를 만들어 가고, 어린 아이들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80세 순수한 처녀처럼 이야기 한다.
이어 "잠시 눈물을 흘리지만 우리 함께 웃자. 봄이 온다"고 했다.
전주 출신의 작가는 하반영화백의 맏딸로 부친의 영향을 받아 홍익대 미술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후엔 전라북도 도전에 특선 3회, 대한민국 목우회전에 특선 3회, 프랑스 르싸롱전에 동상, 한일 중앙미술대전 입상 2회 등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겨울산하전, 한중교류전 등에 출품하기도 했으며,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서울, 파리, 일본, 미국 등에서 2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