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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고창 도솔암 마애불’로 더 많이 불리는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보물 제1200호)은 고려 때 암벽에 전체 높이 13m 정도의 최대 크기의 불상을 조각하고 그 위 꼭대기에 동불암(東佛庵)이라는 공중 누각을 지었던 흔적이 있는 등 최고의 가치를 지녔다.

 마애불의 크기는 대략 50척 15미터가량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마애불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한국의 3대 마애불 안동의 제비원 마애불, 경기도 파주의 용미리 마애불 그리고 선운사의 도솔암 마애불 중에 도솔암 마애불이 가장 크고 위엄을 갖추고 있다. 세 곳 모두 미륵부처님으로 일반인들의 신앙이다.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은 선운사 도솔암 내원궁이 있는 칠송대라는 암봉의 남벽 단애에 조각된 거대한 마애불상으로, 한때 미륵불이라고 불렀다. 전설에 의하면 백제 위덕왕이 검단선사(黔丹禪師)에게 부탁하여 암벽에 마애불을 조각하고, 동불암(東佛庵)이라는 공중누각을 짓게 하였다고 한다. 낮은 부조와 음각선을 적절히 사용하였다. 1994년 5월 2일 보물 제1200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의 전체 높이는 1,550㎝, 신체 높이는 1,223㎝, 무릎 너비는 약 859㎝이다. 불상은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모습이며, 머리에는 뾰족한 육계가 있다. 방형(方形)에 가까운 평면적인 얼굴에 눈은 가늘고 눈 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오뚝 솟은 코에 앞으로 내민 일자형의 두툼한 입술이 소박하고 익살스럽다.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고, 목은 상체 위에 머리를 올려놓은 것처럼 표현되었다. 상체는 방형에 가슴이 넓고 평면적이며, 손과 결가부좌한 넓은 하체와 발은 체구에 비해 큼직하다. 투박한 두 손은 활짝 편 채 아랫배에 가지런히 붙여져 있다. 불의(佛衣)는 통견(通肩)으로, 두꺼운 편은 아니나 옷 주름선이 선각으로 형식화되어 있다. 대좌(臺座)는 비교적 높은 2단인데, 상대(上臺)에는 옷자락에 덮여 있고 하대(下臺)는 간략한 연꽃무늬의 연화좌이다. 상대와 하대는 전반적으로 마멸이 심한 편이다. 광배(光背)는 표현되지 않았고, 가슴에는 사각형의 큼직한 복장(腹藏) 구멍이 있다. 

 

머리 위에는 사각형의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고, 부러진 서까래가 꽂혀 있는 것도 있다. 이는 불상을 보호하기 위해 지붕만 있는 누각 형태의 목조 전실(前室)의 흔적이다. 누각이 풍우로 무너진 때는 1648년(인조 26)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이 불상은 고려 초기의 거대한 마애불 계통 불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가슴의 복장에서 동학농민전쟁 때의 비밀기록을 발견한 사실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흉부 아래쪽에 복장 흔적이 있는데, 복장 속에 비결이 들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전라도관찰사 이서구가 열었다는 전언이 있다. 동학농민운동 직전에 동학의 무장 접주 손화중이 복장 속의 비결을 꺼냈다는 전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