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임진왜란 기간 동안 피난을 다니면서 쓴 일기인 오희문(吳希文, 1539~1613)의 『쇄미록(瑣尾錄)』에서는 전쟁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 끼에 7홉의 쌀로 밥을 지어먹었다고 적었다.
1594년 음력 2월 24일자 『쇄미록』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함열 군수가 쌀〔租〕 한 섬, 밀가루〔眞末〕 한 되, 메주〔末醬〕 두 되, 소금 다섯 되를 보내왔다. 최근 늘 소나무껍질〔松皮〕을 흰 죽에 섞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함께 먹었다. 소금 역시 적어서 쓸 수가 없다. 오늘 비록 다섯 되를 얻었어도 아침저녁에 죽에 넣고 나머지는 또 아랫집에 나누어주니 먹을 소금조차도 없어 탄식이 나온다. 최근 사정이 더욱 어렵다.” 다행히 쌀 한 섬을 받았으니, 당장 굶주림은 해결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앞으로 닥칠 일을 오희문은 걱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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