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판본문화관이 2023년 상설전시를 개편했다. ‘전라감영과 완영책판, 조선 출판의 다양성을 담다’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완판본 문화관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 각 지역의 관찰사(觀察使)가 상주하면서 업무를 보던 관청을 감영(監營)이라고 한다. 조선 초기 전주에 설치된 전라감영(全羅監營·完營)은 1896년까지 관찰사가 거주하며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를 관장하던 관청이었다.
전라감영에서 책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板刻)한 목판을 완영책판(完營冊板), 출판된 서책을 완영본(完營本)이라고 한다. 더불어 감영 내에 질 좋은 한지를 생산하던 지소(紙所), 책을 출판하는 공간이었던 인방(印房)도 위치하였다고 전해진다.
전라감영에서는 국가의 주요 사상이나 통치 이념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약 90여 종 간행했다. 전시는 정치서 '속명의록(續明義錄)', 유학서 '주자대전(朱子大全)', 어학서 '삼운성휘(三韻聲彙)', 문학서 '우암선생언행록(尤菴先生言行錄)',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 등의 완영본 서책을 선보인다.
이처럼 전라감영과 전주부에서 책을 출판한 일은 주로 국가적인 일이었으나, 이 지역에 인쇄·출판의 기반을 갖추게 하는 계기가 되어 전주만의 독자적인 출판문화를 형성시켰다.
안준영 관장은 “전라감영에서 간행했던 완영본 서책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전주의 출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융성했던 기록문화를 재조명함으로써 출판문화 도시 ‘전주’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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