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와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는 조선시대 익산의 대표적인 지성 중 한 사람인 면와 소동도(蘇東道, 1592~1671)의 문집인 '면와집(국역 김창호.박관규)을 국역, 출간했다. '국역면와집'은 중세 익산 지성사 구축을 위한 작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소동도를 시작으로 익산의 대표적 지성 소세양(蘇世讓, 1486~1562)(현재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중), 소두산(蘇斗山, 1627~1693), 소휘면(蘇輝冕, 1814~1889) 등에 대한 국역 작업이 완료되면, 중세 익산 지성사에 대한 연구 기반이 갖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면와 소동도는 율곡 이이의 수제자인 사계 김장 생의 문하생이자 인목대비 폐비 사건 때 벼슬을 단 념하고 고향인 익산에 낙향한 충절의 선비로서 인 조반정에 이후에 출사, 의주부윤, 제주 목사, 황해도 관찰사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목민관으로서 명성이 높았으며, 영국공신에 녹훈됐다. 만년에는 고향인 익산에서 제산당(濟山堂)을 세우고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용서 윤원거 등 당대의 명사, 지성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인재 양성에 공헌하였으며 스승인 사계 김장생을 기리는 화산서원(華山書院)을 건립하여 유풍(儒風)을 진작했다.
'면와집'은 5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은이의 고향인 익산에 대한 애정과 자부, 한적한 일상생활과 진솔한 생활 감정, 관료 생활의 일상과 세상에 대한 포부를 피력한 우수한 한시를 위시해 상소문, 행장, 묘표, 서간문 등의 한문 산문, 효종이 하사한 유지(諭旨)와 현종의 치제문(致祭文), 소동도의 생활 공간과 생애를 서술한 우암 송시열의 '제산당기(濟山堂記)'와 신도비문, 소동도의 생애를 정리한 '연보' 등이 수록되어 있다. 소동도의 문집을 통해서 우리는 17세기 호남의 대표적인 지성인 소동도의 시적 성취와 위상, 관료로서의 삶의 면모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서와 풍물, 인적 정보, 상호 교류한 지성들의 활발한 인적, 학술적 교류의 구체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익산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유서 깊은 고장이다. 그러나, 익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와 접근은 고대사와 현대사에 치중된 반면, 우리 역사의 허리에 해당하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1000년 동안의 역사와 문화의 실체는 현재 미답의 분야이다. 익산 지성의 정신적 산물의 총화이자 우수한 유산인 유력 학자 및 문인들의 문집에 관한 충실한 번역과 심도 있는 연구는 이 시대의 연구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중요한 시도이며 지역 구성원들의 문화적, 역사적 자부와 일체감을 고동시킬 만한 사업이다. '국역 면와집'의 국역 및 원문 표점은 김창호 교수(원광대 한문교육과 교수/사범대 학장)와 박관규 박사(연세대 국학자료실 고문헌 전문)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읽기 쉬운 번역을 지향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한시의 번역이 돋보인다. 인명, 지명, 고사 등에 대해서도 충실한 주석을 붙여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이종근기자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