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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고장

천칠봉의 설경

<설경>은 천칠봉 말년에 완주 모악산 인근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천칠봉은 1981년 시사월간지 신동아의 표지화를 부탁받는다. 신동아의 표지화는 천경자, 장욱진, 박서보와 같은 한국 유명 동서양화가가 매달 참여했다. 천칠봉은 모악산 인근의 풍경을 그리고, 다음처럼 작가 노트를 남겼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고향을 떠나 살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 나는 지금도 작업이 잘 안되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면 만사 제쳐놓고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고향 전주는 아직도 옛것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서 좋다. 고향에 내려가면 나는 또 인근 시골로 나간다. 스케치도 하고 흙냄새도 맡기 위해서다. 뒤로 모악산을 지고 있는 고향 시골 풍경은 항상 즐겨 그리는 풍경의 하나다.” <설경> 또한 모악산을 등지고 있는 겨울 풍경이다. 계절감은 하얀 눈과 노란 빛의 포프러(미루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포플러는 수직성이 강한 수종으로 기후와 빛에 따라 그 변화가 확연해 보인다. 그 같은 이유에서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Monet, Claud)는 지베르니로 거처를 옮긴 이후 근처의 포플러 나무에 관심을 갖고 연작을 하기도 했다. 천칠봉 또한 포플러를 즐겨 그렸다. 특히 고향 전주에서 순창 강천사를 가는 길에 식재돼 있었던 포플러를 즐겨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