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27일 다음(Daum) 포털에서 제공하는 ‘다음갤러리(카카오갤러리)’에서 ‘정약전과 자산어보 그리고 흑산도’ 온라인 전시를 공개했다. 영화 개봉 등으로 최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조선시대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자산어보’는 다산 정약용의 형인 손암 정약전이 전남 신안 흑산도 청년 어부인 장창대의 도움을 받아 1814년 완성한 어류학서이자 해양생물 백과사전이다. 흑산도 주변의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종류별로 분류해 이름·모양·습성·맛·효능·낚시도구 등을 정리했다. 절해고도에 유배된 낯선 이방인과 섬사람들과의 만남·갈등·교류 속에서 피어난 옛 선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9년 상괭이를 지키기 위해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 앞바다 약 2.1㎢ 해역을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경남 고성군으로부터 보호구역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조사를 벌여 이 바다에 상괭이 10여 마리가 사는 것을 확인했다.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은 2016년 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충남 가로림만 앞바다에 이어 두 번째다. 상괭이의 개체수는 충남과 전북 해안에 가장 많다. 상괭이는 몸이 회백색이고 길이가 2m 정도인 소형 돌고래로 다른 돌고래와 달리 주둥이가 짧고 등지느러미가 없다. ‘웃는 돌고래’, ‘인어 돌고래’, ‘토종 돌고래’ 등 다양한 별명을 가졌다. 상괭이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도 ‘상광어’라고 기록돼 있다.
꼬막무침은 김제에서 꼬막이나 동죽의 조갯살로 만든 무침 요리의 하나다. 꼬막은 고막·고막조개·안다미조개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감·복로(伏老)·괴합(魁蛤) 등으로도 불린다. ‘자산어보’엔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전라도의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개펄이 펼쳐진 진봉면 심포리에서 나는 동죽으로 만든 꼬막무침이 유명하다.
물메기는 지방이 적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아 겨울철 가족들의 영양보충 및 감기예방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인 수산물로 단백질은 아주 많이 함유돼 있으나 열량은 매우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자산어보’에서는 물메기를 ‘해점어(海鮎魚)’로 표기하고 있으며 ‘살과 뼈는 매우 연하고 무르며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예로부터 해장용 음식으로 먹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박대는 군산, 부안, 보령, 인천 등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바닷속 개펄에 서식하는 물고기이다. 생김새는 가자미와 비슷하지만 껍질이 매우 거칠고 질겨서 그대로 먹지 않고 껍질을 벗겨서 조리하거나 말려서 먹는다. 이때 나온 껍질을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서 말려 두었다가 끓여서 식힌 후 묵처럼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 바로 박대껍질묵이다. 본래 군산은 예전부터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생선이 많이 잡혔던 곳으로 아귀와 물메기는 너무 흔해서 버려졌고 박대도 제대로 된 생선 취급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박대는 맛이 고소하고 담백해 군산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생선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마치 소의 혓바닥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우설접(牛舌鰈)으로 기록하고 있다. 홍어(紅魚)는 공어(魟魚), 공어(䱋魚), 분어(鱝魚), 태양어(邰陽魚) 등으로도 불리운다. 이 중에서 홍어라는 이름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은 분어(鱝魚)가 원명(原名)이고, 홍어(洪魚)는 속명(俗名)이라고 적었다. 1960년대 이후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전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삭힌 홍어가 ‘고향음식’으로 향유됐다. 이어 1990년대 무렵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 ‘홍어삼합’이 도시민들에게 회자되면서 홍어가 전국화되기에 이르렀다. ‘자산어보’에 소개된 전북의 음식을 간추려 소개하는 행사 한가지라도 열 수는 없는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