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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을숲

진안 계남 마을숲과 계남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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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안 마령과 인연은 1988년 마령고에 잠시 근무한 때부터입니다. 당시 만해도 많은 선생님들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학교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순박했던 학생들과 짧은 학교생활이었지만 첫 번째 학교생활이라 이런 저런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주에서 생활하지만 지금도 진안 계남마을에 한 달에 두 번 골로 다녀옵니다. 계남 마을 물을 가져다 식수로 먹기 때문입니다. 진안에서 살면서부터 식수로 이용한 계남마을 물은 신통력(?)이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내동산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의 신통력은 당뇨병까지도 효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전주에 살면서 진안과 하나의 끈을 맺어 놓은 곳이 마령 계남 마을입니다.
 계남마을과 특별한 인연은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때문입니다. 계남 정미소 김지연 관장은 마을사람과 함께 호흡하면서 많은 기획전을 전시하였습니다. 첫 번째 전시가 ‘계남마을 사람들’로 계남마을 주민들의 옛 사진을 복원하여 전시한 것으로 김 관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요사이 많은 사람들이 귀농, 귀촌이라 하여 농촌으로 이주하면서 살지만 마을사람과 거리감이 있는 게 현실인데,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선택한 첫 번째 전시였습니다. 이후 ‘마이산으로 간다’ ‘시간에게 길을 묻다 -진안골 졸업 사진첩-’ ‘용담위로 나는 새’ ‘용담댐, 그리고 10년의 세월’ ‘계남마을 주변 사람들의 삶과 흔적’ 등은 공동체 박물관이란 이름값 하기에 충분한 기획전이었습니다. 지역사회와 결합된 행사도 의미 있게 진행되었는데 청소년 사진 체험학습 및 전시전인 ‘계남 정미소 사진 찍으러 가요’ ‘지역주민 영정사진 제작’이 그것입니다. 김 관장의 개인전 면면은 작품집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정미소’ ‘나는 이발소를 간다’ ‘묏동’ ‘우리 동네 이장님은 출장 중’ ‘봄날은 간다’ ‘근대화 상회’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 등은 현대화 속에서 사라져가는 기록을 충실히 남기고자하는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작품집입니다. 아쉽게도 계남 정미소는 2012년 9월에 문을 닫았습니다. 계남마을을 갈 때마다 문 앞을 서성여봅니다. 김 관장은 전주 서학동 사진관에서 어느 때 보다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계남 마을은 ‘내동산’을 주산으로 삼고 마을 앞으로 섬진강 상류가 흐릅니다. 맞은편에는 원평지 마을이 보입니다. 계남 마을은 제주 양씨, 천안 전씨 등에 의하여 형성 되었습니다. 계남 마을은 처음에 스님이 암자를 짓고 불도를 닦았다고 하여 ‘신앙골’이라 불렸다가 큰 시냇물이 남쪽으로 흐른다는 이유로 계남(溪南)이라 칭하게 되었습니다.
 계남 마을숲은 마을 어귀 천변에 위치합니다. 전형적인 하천 숲입니다. 물은 그 흐름으로 숲의 경관적인 형태를 선형으로 결정해 주기도 하지만, 숲에 수분을 공급하여 나무들이 잘 자라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계남 마을숲 수종은 개서어나무(8주), 느티나무(4주), 느릅나무(3주), 아까시나무(3주), 뽕나무(1주) 등으로 대부분 활엽수입니다. 규모는 300여 평에 이르며 군유림 소유입니다. 계남 마을숲은 섬진강 상류로부터 마을로 향해오는 물길을 막기 위해 조성한 숲입니다. 그래서 하천 숲은 수해를 방지하고 유속을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마을 북쪽으로 마이산에서 원강정 마을로 뻗어 나온 줄기에 익살스럽게 생긴 광대봉이 있습니다. 광대봉이 화산(火山)형국이라 북방은 오행으로는 수(水)인데 화산이 있어 서로 상극(相剋)이므로 이를 가리기 위해 숲을 조성되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언제가 진안으로 돌아가면 잠자고 있는 계남 정미소를 깨우려합니다. 그리고 지역에 살면서 자전거타고 출근 하는 ‘자전거 선생님’이라 불리는 그런 소박한 교사가 되고자 꿈꾸어 봅니다. /이상훈 전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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