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운봉의 ‘바래봉(해발 1,165미터)’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 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진 이름이다.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인데다 정상 주위는 나무가 없는 초지로 되어 있으며, 능선으로 팔랑치, 부은치, 세걸산, 고리봉, 정령치로 이어진다.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바래봉 아래 갈림길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이다. 팔랑치에서 능선을 계속 따라 1,123봉으로 오르는 능선에도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팔랑치 부근의 철쭉동산에서 부은치로 이어지는 철쭉은 5월 중순에 만개한다.
바래봉 철쭉은 1971년 한국과 호주 시범 면양목장을 설치 운영하면서 약 2,000 여평에 면양을 방목하자 면양이 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치워 철쭉만 남아 군락이 형성됐다. 마치 공원이나 정원에 잘 가꾸어 놓은 철쭉을 옮겨 심은 것 같다. 거의 일률적으로 허리나 사람정도의 키에 군락을 이루어 빽빽하고 둥그스름하게 정원사가 가꾸어 놓은 듯 하다.
바래봉 철쭉은 산 하단부, 중간부 구릉지대, 정상부의 크게 3개 지역에 분포되 있어 표고에 따라 평년 기준으로 하단부는 4월 하순, 중간부는 5월 초순 정상부는 5월중순 경에 만개, 산 아래에서부터 점차 피어 올라간다. 보통의 산 철쭉은 나무사이 제멋대로 자란 키에 드문드문 꽃이 달리고 연한 분홍빛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래봉 철쭉은 군락을 이루어 빽빽하고 둥그스름하게 자란 철쭉이, 진홍빛으로 붉게 물들인다.
이곳 바래봉에서 2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2014 바래봉 철쭉제가 열린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제84회 춘향제와 연계, 예술버스공연, 승마 나들이, 산사랑 체험, 허브체험 등 다양한 체험 문화행사로 특색 있게 꾸며진다. 먹을거리 장터에는 추어탕, 비빔밥, 토종 흑돼지 구이와 지리산 청정고원지에서 생산되는 과채류, 산채 등도 판매된다.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왜구를 무찔러 대승을 거둔 황산대첩지와 피바위 등 유서 깊은 문화유적과 더불어 한민족의 문화와 정서를 가득 담은 동편제 발상지인 국악의 성지가 자리잡아 다양한 체험 문화 행사로 특색 있게 꾸며진 가운데 철쭉처럼 울긋불긋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종근 문화교육부장
이종근의 행복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