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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새통

다시쓰는 택리지

 

 

다시 쓰는 택리지(전 5권) 

신정일(저자) | 휴먼역사 | 14,000원 | 2004.02.02 | 356p | ISBN : 89-89899-80-X | 03100

 

 

x 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도서
 

이중환과 신정일은 역사, 지리, 문화, 생태학자로서 서로 닮은꼴로 이 책은 250여년의 간격을 넘어 대화하는 장이다. 신정일은 〈택리지〉는 물론 많은 고전 텍스트를 전거로 삼아 체제를 만들었고, 지역별 내력을 밝히기 위해 지방사들을 수집하고 연구하였다. 무엇보다 이 책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시대를 아파하는 가슴과 이 땅과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었다. 이 책은 발과 머리, 가슴으로 쓴 것이다.

 

 

 

 

도서소개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당대 18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인문지리서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폭넓은 관심을 모은 대중 교양서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영남대 안대회(한문교육학과 교수) 선생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이중환의 《택리지》를 우선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혼란스런 사회에서 어디에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당시 교양인들의 기호와 관심사에 잘 부합했기 때문이라 한다. 역사학자 홍이섭은 <택리지에 나타난 이중환의 사상>이라는 논문에서 《택리지》는 “사회가 혼란했던 조선 후기 사람들이 추구했던 이상향의 이론적 바탕이 된, 정치사회적 특성이 강한 지리서이다. 이 작은 책을 지리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역사, 지리, 정치, 심리 등 제반사항을 깨끗이 정리한 명저로 보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8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우리 문화유산답사에서 안내서의 원조로 《택리지》가 제일 먼저 읽히기 시작했다.
왜 택리지에 주목하며 지금까지도 읽고 싶어 하는가? 첫째, 《택리지》가 서구문명의 영향을 받기 이전의 시대를 살았던 저자가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과 지리관을 바탕으로 저술한 것으로 우리 지리를 올곧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거기에는 한반도와 만주벌판, 그리고 휴전선이 그어져 있지 않지만 남한과 북한 그곳에서 살고, 자라고 한 느낌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환경과 함께 사회환경이 그 땅을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준다고 할 때 《택리지》는 당연이 다시 써야 한다. 예로 강경을 들 수 있다. 강경은 바닷길과 금강 뱃길의 연결지점으로 육지 깊숙이 들어온 곳이지만 조선시대 상업도시로 성장하여 대동강을 끼고 있는 평양, 낙동강을 끼고 있는 대구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시장의 하나였다. 그렇지만 일제시대 철도나 육로가 발달하면서 쇠퇴를 거듭하여 현재는 포구의 기능은 사라져 버리고 젓갈시장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책은 변화된 환경과 역사의 두께에 걸 맞는 인문지리서를 희구하며, 우리나라 강과 산을 샅샅이 발로 밟아, 역사와 삶의 궤적을 쫓아온 신정일이 《택리지》를 텍스트로 삼아 덧붙여 나가며 다시 쓴 인문지리서이다.

이중환과 신정일은 역사, 지리, 문화, 생태학자로서 서로 닮은꼴로 <다시쓰는 택리지>는 250여년의 간격을 넘어 대화하는 장이다. 이중환은 사대부가 살만한 곳을 찾아 오랜 세월을 헤맨 결과 살만한 곳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가 찾은 것은 사대부가 아닌 다른 삶, 살아 움직이는 장터나 비린내 나는 포구 등의 풍경과 서민들의 모습이었다. 수백 개의 산들을 오르내렸고 금강, 섬진강, 한강, 낙동강, 영산강 등 한국의 5대 강 도보답사를 비롯 25년간의 답사를 통해 저자가 찾은 것은 이 땅과 사람에 대한 희망이었다. 이번에 펴내는 전3권은 팔도총론으로 1권-경기 충청편, 2권-전라 경상편, 3권-강원 함경 평안 황해편이다. 후속해서 근간으로 복거총론에 해당하는 지리 인심 생리 산수를 2권으로 하여 총5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저자소개

신정일 (저자)
저자 신정일은 여간해서 집에 붙어 있질 못한다.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많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길 위에서 먹고 쉬고 자는 사람이다. 금강, 섬진강, 한강, 낙동강, 영산강을 따라 걸었고, 400개가 넘는 산을 오르내렸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 2004년에는 열나흘 동안 부산에서 서울까지 구백육십 리 길을, 열이틀 동안 해남에서 서울까지 구백이십 리 길을 걸었다. 이번에 출간하는 『영남대로』와 다음 달 출간 예정인 『삼남대로』가 그 여정의 기록이다. 지금은 옛길 걷기의 마지막 계획으로 서울에서 동해안 평해를 연결하는 관동대로를 걷고 있는데, 이 여정이 『관동대로』로 묶여 나오면, 우리 땅, 우리 강, 옛고을에서부터 우리 길까지 이어진 그의 답사기가 일단락될 것이다. 이제 그는 혼자의 즐거움을 넘어 ‘길’에 대한 이야기와 의미를 함께 나누기 위해 다양한 생각들을 궁굴리며, 언제나 그랬듯이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20년 전부터 시작한 ‘우리땅걷기’ 모임에 많은 공을 쏟아 왔다. 이제 주말 답사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일백을 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 모임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새로운 길라잡이들이 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혼자 걸어온 그 길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니, 앞으로 더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고, 무언가를 나누기 위해 만들었을 길. 그는 결국 인간의 모든 이야기가 길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난 50년간 단절된 북녘의 우리 땅, 우리 길이 하루빨리 열리고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길 위에는 우리의 지난 과거와 현재의 슬픔이 흩어져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연행로인 의주대로와 북녘 땅을 흐르는 대동강, 압록강, 두만강을 걸으며 그 이야기들을 보고 듣고 기록하는 것이 저자 신정일에게 주어진 시대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그간 『다시 쓰는 택리지』(전5권),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전3권), 『한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 『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등 수십 권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