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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조선시대 전통예술의 결정체 ‘종묘대제’

종묘대제의 종묘제례의식 모습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2010년 봄, 올해는 이례적인 저온현상으로 유난히 봄기운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햇살과 봄이 돌아온 지난 5월 2일, 종묘에서는 ‘종묘대제’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여기서 종묘란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하고 제사를 받드는 곳입니다. 또한 종묘대제는 종묘에서 개최되는 제례로, 국가의 평안과 번영을 기원하고 조상에 대한 효를 제례로 구현한 조선왕조의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의례였습니다. 특히 종묘와 종묘대제는 독특한 건축양식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등 세계인과 함꼐 보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역사 문화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종묘대제는 매년 양력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되고 있습니다.

종묘대제로 향하는 길 ‘어가행렬’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되고 있는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 김수현

이 날 종묘대제는 옛 조선의 임금께서 종묘제향을 봉행하기 위해 궁궐에서 종묘까지 행차하는 과정인 ‘어가행렬’ 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경복궁에서 세종로사거리를 거쳐 종로에서 종묘까지 이어지는 어가행렬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였는데요. 조선시대의 기마대, 취타대, 근위대, 가마, 포졸, 엄고(대형 북) 등 약 1000여명의 규모로 방대하게 이루어져 마치 조선시대의 거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지나가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그들의 장엄함과 큰 북소리를 감탄하며 가던 길을 멈추고 종묘로 향하는 어가행렬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가행렬이 지나가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조선의 전통예술을 느끼면서 발걸음을 종묘로 옮겼습니다.

세계유산 종묘에 도착하다


종묘대제가 있던 이 날, 종묘에는 행사를 보기 위한 많은 관람객들로 꽉 찼습니다 ⓒ 김수현

종묘에 도착하자 종묘입구에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종묘제례’ 행사를 보기위해 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국제문화행사'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종묘광장에서는 오전부터 행사를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 어가행렬과 함께 들어온 사람들로 종묘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요. 다행히도 종묘대제의 행사를 원할히 하기 위해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종묘제례보존회의 자원봉사자와 스탭들이 전통의상차림으로 친절하게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변화하고 있는 종묘대제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한 사진자료와 대형스크린을 통한 영상 상영 ⓒ 김수현

예년과 달리 종묘대제는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전시하여 종묘제례의 자세한 절차와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입구에서는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번역된 팜플렛을 제작하여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외국관광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행사의 실황모습을 대형스크린을 통해 종묘제례의 생생한 준비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고 종묘대제 반차도를 디지털 복원, 재연하여 참관인들이 더욱 쉽게 이해하며 관람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날 행사를 주최한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은 종묘제례가 전통시대 충과 효를 근본으로 한 전통문화의 핵심가치임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자 '국제문화행사' 의 슬로건을 내걸고 해외 언론인, 주한 외교사절, 해외 관광객을 초청하여 거행되고 있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제 제1호 종묘제례악 재현


종묘대제의 종묘제례악과 일무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조선 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에게 제사를 지내는 종묘제례의식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유 장관은 "최근 우리나라는 국가적 우환이 거듭되는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종묘대제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강한 의지와 생명력으로 나라를 지탱해왔는지 다 같이 꺠우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라는 축사로 종묘대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박(시작을 알리는 타악기) 소리와 함께 경건한 제례의식이 시작되자 장내에는 차분하고 고요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어서 악기, 노래, 춤을 갖추고 종묘제례 의식에 맞추어 종묘제례악이 연주되었습니다. 종묘제례악은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고, 2001년에 종묘제례와 더불어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어 세계 속의 우리 전통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통음악입니다. 종묘제례악이 시작되자 화려하고 시원한 음색과 아름답고 장대한 음률로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통해 진행된 종묘대제는 3시간을 걸쳐서 엄숙하고 장엄한 우리조상의 전통을 재현하였습니다.

한국을 넘어서 세계로

종묘대제는 왕조시대 유교문화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또한 600년 역사의 국가적 제례를 국제문화행사로 확대하여 세계인들과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종묘대제가 지향한 ‘효와 충’의 전통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그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습니다. 일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종묘대제’. 내년에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써의 변화와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의 유산으로써의 관심을 기대해봅니다.

종묘대제의 자세한 의식 절차와 종묘제례악의 음악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곳
종묘제례보존회 웹 사이트 http://www.jongmyo.net/


글,사진/김수현(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