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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순백의 미학, 달항아리에 담긴 마음

 

                    국보  제263호  청화백자산수화조문대호(靑華白磁山水花鳥文大壺)

 

 달항아리는 둥근 모양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순백의 조선 백자 항아리를 가리키며, 그 중에서도 높이가 40센티미터 이상인 큰 항아리는 백자대호(白瓷大壺)라고도 한다.

 백자대호는 보통 높이가 40cm 이상 되는 대형으로, 둥글고 유백색(乳白色)의 형태가 둥근 달을 연상하게 되어 일명 ‘달항아리’라고도 불린다. 조선 17세기 후기~18세기 전기의 약 1세기 동안(특히 18세기 전기 50년간) 조선왕조 유일의 관요(官窯) 사옹원(司饔院)의 분원(分院) 백자제작소(경기도 광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광주지역에 산포해 있던 340여 개소의 가마 가운데 금사리 가마에서 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기가 대형인 탓에 한번에 물레로 올리지 못하고 상하 부분을 따로 만든 후, 두 부분을 접합하여 완성한 것으로 성형(成型)과 번조(燔造)가 매우 어렵다. 순백의 미와 균형감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백자의 독특하고 대표적인 형식이다.

 

                                             국보 제262호 백자대호 

 

‘달항아리’란 이름은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모습 덕분에 붙여진 것이다. 둥근 달처럼 다복하고 풍요롭기를 기원하는 선조들의 예술혼과 마음을 넉넉히 읽을 수 있다.

백자 달항아리는 백색의 둥근 생김새가 보름달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무욕의 미를 담은 비정형의 형태와 간결하면서도 기품 있는 선, 그리고 온화한 유백색의 빛을 지니고 있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미(美)로 인정받아 국내외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달항아리는 커다란 크기로 인해 한 번에 빚어 올리지 못하고 커다란 사발 두 개를 위아래로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양이 완전한 원형이 아닌, 둥그스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적인 체취와 친근감이 느껴지는 그 모습은 훗날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의 예찬의 대상이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을 지낸 미술사가이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고 최순우 선생은 ‘달항아리는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국보  제166호  백자철화매죽문대호(白磁鐵畵梅竹文大壺) 

 

 ‘정교한 제작기술, 우아함과 실용성의 추구, 전통 중국 자기와의 시각적 유사성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고려 청자와는 달리, 달항아리는 궁극적으로 수수께끼를 자아낸다. 조용하면서 옹골진 모습과 우윳빛 표면은 우리의 세속적인 경험이나 동아시아 도자사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진실로 달항아리와 같은 조형은 중국이나 일본 그 어느 쪽의 삼차원적 조형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 누구든 달항아리를 처음 보면, 그 시각적인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이해가능한 원숙함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더욱이 달항아리의 ‘시각적 어법’은 엄격하고 분명하게 절제되어 있다. 그러나 진정 신비로운 영역의 풍부한 표현적인 음성이 신중하게 절제된 조형체 안에서 울려 나온다. 조선의 도자기 가운데 달항아리는 가장 풍부한 표정과 ‘개성’을 지닌 작품임이 틀림없다.

 각각의 달항아리들은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동서양을 통해 가장 훌륭한 초상화들과 다를 바 없는 시각적 존개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포착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내게 더 없는 감동으로 남는다. (‘백자 달항아리’, 국립고궁박물관 저)

 대한민궁의 대표적인 작가 도상봉, 김환기 화백은 ‘나의 예술의 모든 것은 조선 백자항아리에서 나왔다’고 극찬했으며, 수십 여 점의 달 항아리를 수집하고 화폭에 주제로 담아냈다.

 세계적인 미국의 현대미술가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도 ‘모든 것을 비운 결과물인 조선 백자 달항아리의 선에 매료되어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2007년 12월 전국의 소장가들이 갖고 있는 백자대호를 국가지정문화재(국보 제309호, 제310호)로 지정받게 했다.

 지금까지는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에서 신청된 동산문화재에 한정해 국보나 보물, 지방문화재 등으로 지정했던 소극적인 지정방식에서 벗어나 같은 종류의 문화재를 일괄적으로 신청받아 한 자리에서 심의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한 것.

 국보 제309호로 지정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백자대호(높이 44cm, 몸통지름 42cm)는 몸통의 중심부에 이어붙인 흔적이 거의 없이 둥근 원을 그리고 있는데, 풍만하고 안정적이며 완전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최고 수준의 환경에서 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국보 제310호로 지정된 개인 소장 백자대호(높이 43.8cm, 몸통지름 44cm)는 유약과 태토의 용융상태가 우수하며 입 지름과 바닥 지름의 비가 이상적이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보인다. 완전한 좌우대칭은 아니지만 약간 비틀어지고 변형된 상태가 전체의 조형에 장애가 되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주면서 생동감을 갖게 한다.

 백자철화매죽문대호(국보 제166호)는 조선시대 백자항아리로 높이 41.3㎝, 입지름 19㎝, 밑지름 21.5㎝의 크기이다. 아가리 가장자리가 밖으로 말렸고, 목 부위의 경사면부터 풍만하게 벌어졌다가 서서히 좁아진 둥근 몸체의 항아리이다.

 농담(濃淡)이 들어간 검은 안료로 목과 어깨 부분에 구름무늬와 꽃잎무늬를 돌렸고 아랫부분에는 연속된 파도무늬를 장식했다. 몸체의 한 면에는 대나무를, 다른 한 면에는 매화등걸을 각각 그려 넣었다. 유약은 푸르름이 감도는 유백색으로, 전면에 고르게 씌워져 은은한 광택이 난다.

 바로 이러한 항아리의 형태는 16세기 분청사기에서 보이며, 특히 중국 명대의 항아리와 비슷하다. 어깨 부분과 아랫부분에 표현된 무늬는 17세기 전반기의 무늬로 계속 이어진다.

 

                                               보물 제1437호 백자대호

 

  매화, 대나무의 모양이나 밝은 유약색으로 보아 16세기 후반경 경기도 광주군 일대의 관음리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매화와 대나무 그림은 솜씨가 뛰어나서 궁중화가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 항아리는 철화백자 항아리로서는 초기의 것으로, 당당하고 풍만한 모양새에, 능숙한 솜씨로 매화와 대나무를 표현하여 문양과 형태가 잘 어울리는 우수한 작품이다. 주둥이 부분이 부서져 수리했기 때문에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안으로 구부러지고, 배가 불룩하며, 굽으로 갈수록 차차 좁아진다.

 국보 제262호 백자대호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커다란 백자 항아리로, 크기는 높이 49.0㎝, 아가리 지름 20.1㎝, 밑 지름 15.7㎝이다.

 큰 항아리는 형태를 만들거나 구워내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한번에 물레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든 후, 두 부분을 접합시켜 완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짧은 아가리가 사선으로 작은 각을 이루며 맵시있게 꺾인 이 항아리는 아가리 주변 아래에서부터 목이 따로 없이 너그러운 곡선을 그리면서 벌어지다가, 몸체 중앙의 접합부를 지나면서 다시 좁아져, 아가리 지름과 비슷한 크기의 굽에 이른다.

 조선시대 백자의 특징인 온화한 백색과 유려한 곡선, 넉넉하고 꾸밈없는 형태를 고루 갖추어진 항아리로 백자호(국보 제261호)와 비교되는 대표적인 백자 항아리이다. 엷은 청색의 유약이 내외면에 고르게 씌워졌으며, 표면의 색조는 유백색이다.

 이 항아리는 대형일 뿐 아니라 시원하고 당당한 모습이 17세기 말경부터 18세기 중엽 백자의 대표작이라 할 만 하다.

 

                                         보물 제1438호 백자대호 

 

 청화백자산수화조문대호(국보 제263호)는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백자 항아리로, 크기는 높이 54.8㎝, 아라리 지름 19.2㎝, 밑 지름 18㎝이다.

 아가리 부분은 수직으로 낮게 있으며, 부드럽게 팽창하여 어깨부에서 팽배되었다가 서서히 좁아진 후, 몸통 아랫부분에서 약간 벌어져 바닥면에 이른다.

항아리의 양감이 풍부하고 아랫부분이 좁아서 보기에 준수하며, 몸통 가운데에 위·아래를 따로 만들어 붙인 흔적이 있다. 몸통 윗부분의 4곳에 푸른색 안료로 4개의 반원를 연결시켜 만든 마름모 형태의 꽃 창을 큼직하게 그린 다음, 그 속에 산수문과 화조석문을 교대로 그려 넣었다.

각각의 꽃 창 안에 도안화된 ‘부(富)’자를 넣어 사다리꼴로 연결시켜 놓았으며, 꽃 창 사이의 위·아래 4곳에도 역시 도안화된 ‘수(壽)’자와, ‘강(疆’0자가 들어있는 원이 있다. 유약은 투명하고 광택이 좋은 백자유로 전면에 고르게 칠해졌고, 표면의 색조는 엷은 회백색이다.

 형태가 아름답고 푸른색의 청화 안료로 그린 사실적인 문양들이 우수하고 다양하여, 이 무렵 대표적인 백자 항아리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보물 제1437호 백자대호는 높이에 비해 몸통이 약간 벌어져 보이는 둥근 구형이지만, 입지름에 비해 굽 지름이 80% 정도 작지만 전체적인 비례는 단정하고 안정적이다.

  입과 굽의 높이도 서로 적당하여 잘 어울리며, 몸통의 접합부가 비교적 완전하여 부분적인 쳐짐이나 비틀림도 거의 없다.

 보물 제1438호 백자대호는  높이와 몸통의 지름, 입지름과 굽지름의 비례가 조화로운 항아리로서 규모도 크고 보존 상태도 완전한 편이다. 둥근 맛과 양감이 적당하면서 키도 훌쩍 커서 달항아리로서 보기 드물게 시원하고 힘 있는 느낌을 준다.

 좌우대칭은 비교적 완전하여 비틀림과 쳐짐이 거의 없으며, 유약은 균열이 없고 단단하여 태토에 완전하게 융착되어 있다. 엷은 회색을 띠는 투명유로서 태토도 약간 회색을 띠고 표면 광택은 우수한 편이다. 입과 굽의 깎음과 몸통 전면을 다듬은 솜씨는 뛰어난 작품이다.

 

                                             보물 제1439호 백자대호

 

 보물  제1439호 백자대호는 규모가 큰 항아리로서 높이와 몸통의 비례가 적당하며 몸통의 둥근 곡선도 매우 부드럽게 이어져 있다. 몸통이 둥글고 큰 양감을 나타내는 반면 입과 굽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어서 단정한 느낌을 준다.

 좌우대칭도 완전한 편이고 몸통에 별다른 움직임과 변화가 없으며, 투명한 유약층 밑으로 엷은 유백색을 띠는 태토가 비쳐 보여 전체적으로 평온한 분위기를 주며 보존상태도 우수하다.

 

                                          보물 제1441호 백자대호

 

 보물 제1441호 백자대호는 높이에 비례하여 몸통의 크기도 적당하며 입과 굽 지름의 비례도 좋아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며 단정해 보인다. 입과 굽은 급하게 외반되고 몸통도 둥근 모습보다 마름모 형태로 연결되어 비교적 직선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좌우대칭은 비교적 잘 이루어졌고 유약은 비교적 두껍고 윤택하며 태토의 색은 엷은 유백색을 띤다.

 대체적인 비례는 적당하지만 입술이 얇고 작으며 짧게 벌어져서 듬직한 맛은 없지만 백자대호의 둥글고 큰 맛과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