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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214> 고창 무장현에서 19세기 '어전(漁箭)' 으로 고기를 잡다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213> 고창 무장현에서 19세기 '어전(漁箭)' 으로 고기를 잡다

 '전라도 무장현도(조선 후기, 국립중앙박물관)'는  무장현(지금의 고창)을 정교하게 그린 지도로 읍성 안 관아의 모습이 상세하다.

19세기 창살 모양의 '어전(漁箭)'으로 고기잡이를 한 모습이 보인다.

지도 오른쪽 부분에 창살 모양의 어전이 그려져 있다. 이 창살 모양의 어전은 지금의 죽방렴과 유사한 고기잡이의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조선시대의 고기잡이 방법은 어전(漁箭)을 이용했다. 

'어살'이라고도 불리는 어전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자주 출몰하는 해역에 쳐 놓은 울타리다. 밀물을 타고 어전에 든 물고기는 썰물에 빠져 나가지 못해 꼼짝없이 갇히고 만다.

'전라도 무장현도'는 눈에 띄는 점은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모습과, 남산 솔숲의 울창한 모습, 버드나무와 복사꽃이 활짝 핀 모습 등 회화적인 요소가 강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당시 무장현에 있던 무장읍성의 내부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등 지도를 통해 당대의 풍경과 생활사까지도 엿볼 수 있다. 

19세기 전라도 무장현을 그린 지도로, 지도의 여백에는 사방 경계까지의 거리, 민가의 수, 논밭 등의 자료가 적혀 있다.

읍성 남문에서부터 나와 홍살문을 지나며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과 성벽을 견고하게 표현한 모습이 흥미롭다. 

남문에는 진무루(鎭茂樓)가, 읍성 안쪽에는 시장(市場)과 동헌, 객사 그리고 둥근 원형의 감옥(獄)과 연못도 그려져 있다.

 남문 앞쪽엔 남산 솔숲의 울창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버드나무와 복사꽃이 활짝 핀 모습과 일동면에는 이석탄(李石灘) 신주를 모신 '충현사(忠賢祠)'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서쪽 해안의 심원죽도(心元竹島)에는 전죽봉산(箭竹封山)이 그려져 있는 바, 대나무만을 별도로 관리하던 봉산(封山: 나라에서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하던 산)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기를 잡던 전통적인 도구들이 그려져 있는 것은 다른 지도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선운산 근처에는 선운사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도 특징의 하나다.

지도 오른쪽 하단에 을미맹춘(乙未孟春)으로 시작되는 글을 보면 을미년 이른 봄 시기(맹춘은 음력 1월을 칭하기도 함) 봄이 무르익는 고장의 아름다운 찰나를 사진 찍듯 그린듯하다. 

산지는 회화식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산을 독립적인 형태로 그렸다. 

남문 앞쪽에는 남산 솔숲의 울창한 모습이 강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버드나무와 복사꽃이 활짝 핀 모습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도가 단순히 지리적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꿈을 담아낸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