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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소고당 고단의 산외별곡(산외8경과 음식)

소고당 고단여사의 '산외별곡'에도 '산외8경'이 나온다.

'가세가세 어서가세 산외집에 어서가세
전라도땅 정읍산외 평사낙안 바삐가세
고운고개 엄재고개 완주정읍 경계지나
연화도수 좋은경치 화죽리랑 도화동을
언뜻보고 지나갈제 진계리 정량리라
운전안계 평동사평 능암양동 용머리에
구장리 만병리며 직금실과 동곡리며
가지각색 마을이름 옛역사가 새롭구나
기묘육월 삼복중에 터를닦아 지은집에
안주인이 돌아왔네 소고당 주인왔네

산외팔경 살펴볼까 평사에 낙안하니
춘대에 피리소리 처녀총각 설레이며
보명에 낙조하니 용두천에 달빛인다
명천에 어화 반짝 상두산에 귀운하고
노봉중턱 맑은안개 멱방산 해돋으니
이강산 삼공불환 이곳자랑 들어보소

처음보아 노호미요 다시보아 평사낙안
산외양택 길지잡아 모여드니 평사리요
산내음택 골짝마다 서기가 뻗쳤으니
산천경개 수려하고 전답이 비옥할사
안개낀 보리밭에 푸두웅 꿩이날고
성안의 쑥국새는 석양을 쑥국쑥국
도리앵화 활짝피어 송림에 월백하니
무릉이 어디메오 도원이 여기로다
집집마다 감나무는 봄여름엔 녹음이요
가을에는 우지가지 다홍치마 두른듯고
능암수시 파라시는 옛날진상 감이었고
용두천 맑은물에 피리붕어 일미로다
주리실 공동마을 살치신배 쌍정리며
상고수려 이 고장은 사시경치 아름다워
춘하추동 계절따라 소고당에 오신손님
정성으로 맞이하니 화기만당 별장이라
나의 종형 선화당님 동행하신 만정국창
춘경난송 두 명창과 재담하고 춤을 추니
황홀한 놀음새며 삼십여년 기리던 정
먼발치로 엿보던 정 오늘에야 이루어져
밤깊은 줄 모르고 웃음꽃이 활짝폈네
기쁜 맘에 취한정은 새벽잠을 청했더니
어느 사이 아침인가 이슬같은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밤 가랑비가 눈이되어
백설강산 되었구나 솔가지 불 때여볼까
한양손님 추울세라 무쇠화로 불담아서
오골보골 된장찌개 조기구이 붕어조림
무우김치 구수하다 아침 나절 언뜻가고
점심을 마련하니 봄철을 먼저 알고
돋아오른 푸성귀는 겉절이도 좋거니와
쌈맛은 더욱좋아 입맛이 절로 돋고
돼지머리 소담하게 새우젓에 곁들이고
홍어찜에 낙지회며 도토리묵 메밀묵과
마늘산적 안주삼아 모과주 과하주를
권커니 작거니 취흥이 도도하다
남창을 반개하니 뜰앞에 각색나무
가지마다 꽃송이라 은행나무 살펴볼제
눈꽃이 흐드러져 삼월동풍 만화절에
벚꽃이 만발한듯 원근산천 만수천림
흰옷으로 단장하고 펄펄내린 백설은
은가루를 뿌린듯이 삼라만상 절경이라
서울손님 손뼉치며 때맞추어 잘도왔다
덩실덩실 춤을추니 기쁘도다 오늘이여
반갑도다 오늘이여 무쇠화로 이리주오
쑥덕구워 조청찍어 손님대접 하고저라
겨울홍시 산외건시 식혜강정 산자엿을
벗님네야 많이들소 영산홍 자산홍이
활짝피어 나비올때 서울손님 다시오고
수수기장 구해다가 별미밥을 지어두고
햇쑥듣어 절편찌고 진달래 화전이며
새참한 쑥뿌쟁이 머위뜯어 양념해서
새봄맛을 듬뿍차려 우리손님 대접하리
어화벗님 좋을시고 소고당에 손님왔네
인아족척 귀한손님 끊임없이 내왕하며
우리동기 대소지친 남녀노소 모여앉아
조상의 얼되새기며 만대유복 전코지고
이기쁨 이흥취로 산외별고 지었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