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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새 부리 닮은 새조개ㅡ신재효 가루지지타령, 만경창파 조개인지 혀를 삐 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 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새 부리 닮은 새조개
ㅡ신재효 가루지지타령, 만경창파 조개인지 혀를 삐 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 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새조개 겉모양은 일반 조개류와 비슷하나 부족(斧足)의 형태가 새의 부리와 닮아서 새조개라고 불린다. 패각은 광택이 있는 연한 황갈색이고, 내면은 분홍색을 띠고 있으며, 표면에는 45~47개 정도의 방사륵이 있고, 깊이는 얕은 편이며, 짙은 갈색의 각피모가 일렬로 배열돼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큰놈은 지름이 너 댓 치 정도로 껍질이 두껍고 미끄러우며, 참새 빛깔에 무늬가 참새 털과 비슷하여 참새가 변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된다. 북쪽 땅에는 매우 흔하지만 남쪽에는 희귀하다. 대체로 껍데기 두 개 합쳐진 조개를 합(蛤)이라 한다. 이들은 모두 진흙탕 속에 묻혀 있으며 난생(卵生)이다”고 기록돼 있다.

새조개는 주동이 부분이 검을수록 좋고, 살이 두터워야 제 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새조개가 가장 맛있는 철은 12~3월로 알려져 있으나, 1, 2월에 맛의 절정을 이루고, 3월 산란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살이 빠지면서 일시에 맛과 향이 떨어진다. 주로 초밥이나 회로 먹으며 데침회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조개는 여음(女陰)을 상징한다. 

명창 신재효가 개작한 판소리 여섯 마당 중의 하나인 가루지기 타령은 천하양골(天下陽骨) 변강쇠가 옹녀의 양각(兩脚)을 번쩍 들고 옥문관(玉門關)을 굽어보며 여성의 비밀스러운 곳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상히도 생겼구나. 맹랑히도 생겼구나.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던지 언덕 깊게 패였구나. 도끼 날을 맞았는지 금 바르게 터져있다. 생수처(生水處)의 옥답(沃畓)인지 물이 항상 고여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옴질옴질 하고 있노. 천리행룡(千里行龍) 내려오다 주먹바위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개인지 혀를 삐 쭘 빼였으며, 임실(任實) 곶감 먹었는지 곶감 씨가 장물(臟物)이요, 만첩산중 으름인지 제가 절로 벌어졌다. 영계백숙 먹었는지 닭의 벼슬 비치였다. 파명당(破明堂)을 하였는지 더운 김이 그저 난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영계 있고, 제사장은 걱정 없다”

서양 문화에서는 귀의 생긴 모습이 나선형이거나 소용돌이 모양이라고 해서 귀를 조개나 태양과 연관시키곤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조개는 여성의 성기와 결부돼 생명, 탄생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힌두교의 태양신인 수르야의 아들 카르마는 어머니의 귀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조개는 풍요, 다산 순산을 도와주는 의미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