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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위봉사와 전라감사 이서구가 맛본 흑질 백장

이서구가 전라감사로 처음 부임해 와서 초도순시를 하면서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위봉사를 방문하게 됐다. 때는 여름철이라 위봉사 주지가 감사에게 대접할 음식이 마땅치 않아 상좌와 함께 어떤 별미를 준비할지 고민했다.

 전주장까지 다녀오려니 거리도 멀고 그렇게 주지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침 담장에 큰 구렁이가 보이자 주지는 그것을 잡아서 거두절미하여 요리를 해서 감사를 대접했다. 전라감사 이서구가 이 음식을 술하고 맛있게 잘 먹고 나서는 “고기 치고 대가리허고 꼬랭이 없는 고기가 어디가 있느냐? 어두일미라고 하니 대가리 좀 갖고 오라.” 하였다.
 전라감사의 하문에 주지가 죽을죄를 지었다며 실토를 했다.

 하지만 전라감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감사가 먹은 것은 하늘을 보면 천기를 알고 땅을 보면 지리를 알 수 있게 된다는 흑질 백장이었다. 이서구는 위봉사 주지가 대접한 흑질 백장을 먹고 천기와 지리에 도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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