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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군산과 국수

군산과 국수

“선화봉사고려도경(고려도경)” 제22권_잡속(雜俗)1_향음(鄕飮)의 한 부분이다.
 
(전략) 나라 안에는 밀이 적어 다 상인들이 경동도(京東道)로부터 사오므로 면(麵)값이 대단히 비싸서 큰 잔치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식품 가운데도 나라에서 금하는 것이 있으니, 이 또한 웃을 만한 일이다.
 
‘경동도’는 송나라의 수도 변경(汴京, 카이펑 開封)이 있는 중국 하남성(河南省) 인근과 산동성 등을 이른다. 고려는 밀이 귀했다. 경동도, 중국 하남성, 산동성 일대에서 수입해야 한다. 밀이 귀하니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더 귀하다. 면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 치자면 고가의 수입품이다.

“고려도경”을 쓴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 1091~1153년)의 비뚤어진 시각이 느껴진다. 고려는 밀이 귀하니 당연히 ‘큰 잔치에서나 국수’를 쓸 수밖에 없다. 귀한 물건이니 국가에서 금하는 것은 당연하다. 밀, 국수가 흔한 중국과 고려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한 것은 송나라 사신 서긍의 오만일 뿐이다.
사신이 경내로 들어가면, 군산도, 자연주, 세주에서 다 사람을 보내어 식사를 제공한다. 서찰을 가진 관리자는 자주옷에 복두복 차림이고, 그 다음 관리는 오모(검정색 모자) 차림이다. 식품은 10여 종인데 국수가 먼저이고 해물은 더욱 진기하다. 그릇은 금,은을 많이 쓰는데, 청색 도기도 섞여 있다. 쟁반과 소반은 다 나무로 만들었고 옷칠을 했다.<선화봉사도려도경 33권 식사 접대>